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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단일화’ 난장판, 대선에 관심이 있기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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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단일화’ 난장판, 대선에 관심이 있기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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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오른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오른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이 7일 현재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아직도 누가 ‘진짜’ 후보인지를 놓고 내분을 벌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세차례 경선을 거쳐 선출된 김문수 대통령 후보를 향해 ‘후보 교체’ 으름장을 놓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김 후보는 단일화 압박이 부당하다며 항전 태세를 갖추고,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후보 등록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기 대선의 책임과 국정 운영 비전은 찾을 수가 없고, 오로지 기득권 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와 한 전 대행은 이날 저녁 1시간15분 동안 만나 후보 단일화 의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행은 단일화 방안은 당에 일임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김 후보는 전했다. 이들은 8일 추가 회동을 열기로 했다. 다만 한 전 대행이 당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당 지도부와 김 후보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단일화 찬성 의견이 80% 넘는 당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고, 단일화 시기 역시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한 전 대행도 무소속으로 출마하진 않겠다고 했다. 무소속 출마시 막대한 비용도 부담이지만, 자신을 위해 싸우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압박이기도 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조속한 단일화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대선을 27일 앞두고 원내 2당에서 벌어지는 이전투구는 ‘그들만의 전쟁’이다. 정당이 대선 후보를 뽑자마자, 당 바깥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것은 우리 정당사에 없었던 일이다. 그럴거면 애초에 함께 경선에 나서야 했다. 막무가내식 지도부의 압박도 기상천외하지만, 김 후보가 경선 때는 ‘단일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해서 표를 얻어 당선된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반 국민에겐 두 후보의 선호도 차이도 크지 않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데도, 윤 전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에선 이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도 찾아볼 수 없다. ‘내란 정권’의 고용노동부 장관과 국무총리가 서로 대선 후보가 되겠다며 아귀다툼을 벌이는 장면을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정작 표를 줄 국민들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하다. 애초에 이 난장판의 목적이 ‘대선’이 아닌 ‘당권’이기에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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