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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P 차인데"...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파열음'에 시너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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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5.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5.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의 단일화가 난항을 겪으면서 향후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후보가 화합하는 와중에 치러지는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기 쉽지 않은데 단일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지면 이에 실망한 중도·보수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는 전날 경북 경주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저는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힌 후 서울로 향했다. 단일화를 촉구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문수 후보를 만나기 위해 영남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의 반응이다. 단일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로드맵을 밝혀 달라는 요구를 해온 당 지도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는 이후 "내일(7일) 18시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단일화 거부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나 단일화에 대한 김문수 후보의 진의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른바 '아스팔트·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강성 보수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김문수 후보와 통상·경제전문가인 한덕수 후보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경우 집토끼(보수층)와 산토끼(중도층)를 모두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단일화를 둘러싼 김문수 후보 측과 당 지도부 간의 의견 충돌이 '강 대 강'으로 치달으면서 극적인 타협을 이뤄내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중도층의 경우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모습이 부각될 경우 보수 후보에 대한 관심 자체를 주지 않을 수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계엄·탄핵 이후 우리를 외면하던 중도가 (단일화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면) 돌아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보수 지지층 중에서도 후보 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실망한 지지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런 경우(갈등 심화)는 보수층의 이탈도 만만찮다. 선거라는 게 집토끼 잡고 산토끼 조금 데리고 오는 건데 (보수층이) 그렇지 않아도 지게 생겼는데 '이제 완전히 어려워지네'하면서 포기할 수 있다"며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진보층, 2030이 투표장에 안 나와서 투표율이 63%로 낮았는데 이번에는 60대 이상이 투표장에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던 강성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문수 후보 측근으로 알려진 차명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SNS(소셜미디어)에 "당장 '보쌈 말이' 하듯 갖다 바치는 단일화 방법으로 정말 시너지 효과가 날까"라며 "한덕수 후보가 (대선) 후보를 할 정도로 지지율이 압도적인가. 김문수를 지금에 이르기까지 열렬히 지지해 온 국민의힘 민초들은 뭐가 되나"라고 적었다.

실제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이준석 후보와의 가상 3자 대결 등에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단일화를 가로막는 장벽이라는 시각이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4~5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와 3자 대결을 벌일 경우 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후보 지지율은 33%, 이준석 후보는 8%였다.

김문수 후보 대신 한덕수 후보가 나섰을 때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50%를 기록했다. 한덕수 후보 지지율은 36%,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8%였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사이의 지지율을 비교하면 한덕수 후보가 3%포인트(P) 높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고작 3%P 차인데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후보에게 양보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국민의힘 경선 최종 승리자라는 명분을 내세워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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