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언론사에 서한…"반이슬람적 영상 시청·유포 막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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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린 여성 앵커의 뉴스 진행 장면을 보는 아프간 남성 |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국내 언론사들에 2021년 자신들이 재집권하기 전에 제작한 유튜브 동영상의 삭제 및 노출금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7일 EFE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공보문화부는 최근 각 언론사에 이슬람 가치와 아프간 전통에 반하는 유튜브 동영상의 삭제 및 노출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사피울라 라히드 공보문화부 대변인은 EFE에 이번 명령의 목적은 그러한 동영상의 시청과 유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톨로뉴스나 아리아나뉴스 등 일부 아프간 언론매체는 탈레반이 미군 철수로 정권을 재장악한 2021년 8월보다 훨씬 이전인 2012년에 만든 유튜브 동영상도 아직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동영상의 대부분은 여성이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뉴스를 진행하는 장면이 담긴 것이다.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은 동영상에는 2001년 미군 침공 후 들어선 친서방 정권 시절 탈레반이 감행한 폭격이나 공격 장면을 담은 동영상도 많이 포함됐다.
탈레반 당국은 재집권 이후 이슬람 율법을 내세워 언론 자유를 크게 제한해왔다.
탈레반 재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수백개의 언론매체가 문을 닫았다. 또 많은 언론인이 두려움에 해외로 떠났고 남은 언론인들은 당국에 체포되거나 협박을 받고 있다.
탈레반 당국이 언론 자유를 제한하고자 가장 최근에 취한 조치 중 하나는 살아있는 동물 장면의 방영을 금지한 것이라고 EFE는 전했다. 이 때문에 매체들은 활동 영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재집권 이전에 이미 언론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로 간주됐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2일 공개한 '2025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 따르면 아프간 언론 자유는 180개국 가운데 175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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