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승절에 북한 대사급 참석
김정은 다자외교 부담 등 작용한 듯
북·러, 별도 회담에서 대대적 기념 예상
오는 6월 조약 체결 1주년 전후 거론
김정은 다자외교 부담 등 작용한 듯
북·러, 별도 회담에서 대대적 기념 예상
오는 6월 조약 체결 1주년 전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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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 인근 주코프 장군 동상 앞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장식을 배경으로 러시아인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 불참이 공식화했다. 북·러가 북한군 파병과 쿠르스크 지역 전투 승리 등 양자 관계에 초점을 맞춘 별도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란 전망이 7일 나왔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전승절 기념행사에 북한 대표로 대사급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샤코프 보좌관이 발표한 열병식 참여국 목록에 북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 측은 지난해 11월 북한군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앞서 북·러가 지난달 말 동시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인정하면서, 김 위원장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불참은 그가 다자외교에 나선 경험이 없고 다자 무대에서는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모스크바까지 이동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북한 및 러시아와의 양자 관계는 중시하지만, 북·중·러 3각 연대로 묶이는 데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전례도 없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을 대신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이 참석할 것이란 전망이 앞서 나왔다. 2015년 70주년 전승절에는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다.
북한이 이번 전승절 행사 참석자를 고위급이 아닌 대사급으로 낮춘 건 향후 북·러의 별도 정상회담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단독 회담을 개최해 양국의 연대를 과시하고 쿠르스크 지역 ‘전승’을 대대적으로 기념할 것이란 얘기다.
회담에서 파병에 따른 반대급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 자리에서 쿠르스크 전승과 파병 대가 등을 의제로 다루기에는 다소 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조만간 알게 될 또 다른 ‘흥미로운 만남’이 있을 것”이라며 별도의 북·러 접촉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북·러가 쿠르스크 전투 승리를 축하하는 별도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과 최 상임위원장 등 대규모 고위급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북·러의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에 파견됐던 북한의 특수부대 등이 참가하는 열병식이 개최될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군 파병이 북·러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른 것이라고 양국이 밝힌 만큼, 오는 6월19일 조약 체결 1주년을 전후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약 제4조는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으면 다른 쪽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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