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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철도 여행 즐기고 지역경제 활성화…‘지역사랑 철도여행’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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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철도 여행 즐기고 지역경제 활성화…‘지역사랑 철도여행’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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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익산시 국립익산박물관 내 미륵사지 전시관에서 문화해설사가 미륵사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코레일 제공

전국 익산시 국립익산박물관 내 미륵사지 전시관에서 문화해설사가 미륵사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코레일 제공


인구감소지역의 관광·문화 유적지 등을 철도 여행과 결합해 둘러보는 ‘지역사랑 철도 여행상품’이 인기다. 출시 8개월 만에 8만명의 이용객을 돌파하며 인구감소지역의 ‘구원투수’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해 8월 첫 운행을 시작한 이 철도상품에는 현재 전국 33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 중인데, 최근 “우리 역에도 관광열차를 보내달라”는 지자체들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일 서울역에서 코레일의 임시 관광열차를 타고 최근 전북의 관광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익산시 여행 코스를 가봤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오전 11시30분 익산역에서 내린 일행이 식사를 한 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 내에 있는 백제문화체험관이었다. 이곳에서는 관광객들이 백제시대 차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형형색색의 백제시대 전통의상을 입은 관광객들이 오손도손 앉아 문화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다도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7세기경 백제 무왕이 창건한 미륵사지는 동아시아 최대의 사찰 유적지로, 익산여행 필수 코스로 꼽힌다. 국내 최고의 석탑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미륵사지석탑은 비가 내리고 안개가 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미륵사지석탑에서는 국보 ‘금제사리봉영기’를 비롯해 기와와 토기, 금속공예품이 다수 출토됐는데, 인근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이를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다. 백제 장인의 정교한 금속공예 기술과 불교신앙을 엿볼 수 있다는 시간이었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 내 미륵사지석탑(왼쪽). 코레일 제공

전북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 내 미륵사지석탑(왼쪽). 코레일 제공


이날은 운행되지 않았지만 익산시는 주말·공휴일에 익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위해 ‘순환형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 중이다. 익산역에서 하루 6차례 출발하는 이 버스는 전통 장류 체험 농장 ‘고스락’과 교도소 세트장인 ‘이상한 교도소’ 등을 거쳐 미륵사지에 닿는다고 한다. 시티투어 버스 요금은 1인당 하루 2천원이다.

익산시는 ‘지역사랑 철도여행’ 가운데서도 인기가 높은 관광 코스로 꼽힌다. 방문객 실적 기준 전국에서는 5위, 전북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고객이 자유여행상품을 이용해 익산을 방문해 지정 관광지 중 한 곳에서 큐알(QR) 코드를 인증하면 다음달 철도요금 50%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패키지여행상품으로는 ‘9경 3악 익산기차여행’이 있는데, 이는 별도 인증없이 50% 할인된 열차 왕복편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이윤리 익산시청 문화산업관광과장은 “2022년 한해 200만명 수준이던 익산시 방문객 수가 지난해 500만명을 돌파했다”면서 “철도 접근성이 양호하고 미륵사지 등 국가유산 볼거리가 많은 익산시의 장점이 코레일 철도여행 상품과 연계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그동안 판매한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은 3월 말 기준으로 345개, 이용객은 8만635명에 이른다. 기존의 관광열차 상품 등을 모두 포함해 지난해 철도로 여행한 승객은 총 301만1천명으로, 이들은 지역 경제에 약 8378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만5926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미친 것으로 코레일은 추산했다. 오는 6월에는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지역의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안동 등 주요 관광지를 코스로 한 임시관광열차를 2회 운영할 예정이다.

백제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되는 다도 체험. 코레일 제공

백제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되는 다도 체험. 코레일 제공


송문관 코레일 여행플랫폼처 부장은 “지역 방문객은 주민등록 인구보다 지출하는 카드비가 1.5배 높다는 통계 조사가 있다”며 “앞으로도 코레일은 ‘지역사랑 철도여행’을 통해 고객들에게는 만족도 높은 철도 관광을 제공하고, 지역 사회는 경제·사회 활성화 효과를 거두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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