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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인가... 뮌헨 우승 축하 영상에서 김민재만 연달아 빠져

조선일보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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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독일서 인종차별 많이 당했다” 발언도 회자
김민재(맨 왼쪽)와 바이에른 뮌헨 팀 동료들. /AFP 연합뉴스

김민재(맨 왼쪽)와 바이에른 뮌헨 팀 동료들. /AFP 연합뉴스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9)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뮌헨은 지난 5일 2위 레버쿠젠이 프라이부르크와 2대2 무승부를 거두면서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조기 확정지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 우승 공신 중 하나다. 김민재는 신임 감독인 빈센트 콩파니 체제에서 빠른 발을 통한 수비, 전방 패스를 통한 공격 시작 등으로 기여했다. 동료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결장하는 상황에서도 김민재는 언제나 뮌헨의 수비를 책임졌다. 김민재 역시 아킬레스건염, 허리 통증, 인후통을 겪고 있었는데도 나섰던 것이다.

그런 김민재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구단의 자축 영상 등에서 홀대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단은 뮌헨이 우승을 확정하고 유튜브에 올린 자축 영상이었다. 이 영상 섬네일(미리 보기 화면)에는 해리 케인, 토마스 뮐러, 다요 우파메카노 등 선수들의 사진이 있었는데, 김민재는 없었다. 해당 영상 게시물에는 김민재가 없다는 사실에 의문을 표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이는 ‘김민재 인종차별 논란’ 등으로 빠르게 퍼졌다. 뮌헨은 뒤늦게 섬네일을 김민재가 포함된 다른 포스터로 변경했다.

김민재가 없는 바이에른 뮌헨의 유튜브 영상 섬네일. /바이에른 뮌헨 유튜브

김민재가 없는 바이에른 뮌헨의 유튜브 영상 섬네일. /바이에른 뮌헨 유튜브


뮌헨은 뒷수습에 나섰다. 뮌헨은 6일 오후 구단 소셜미디어 계정에 김민재가 한국 전통 가마를 타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는 이미지를 올렸다. 구단은 “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며 “한국 선수로서 처음 이룬 역사적인 기록,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논란이 생겼다. 과거 뮌헨 소속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린 또 다른 한국 선수가 있었다. 정우영(26·우니온 베를린)은 지난 2018-2019 시즌 한국인 최초로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비록 한 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엄연한 우승 멤버였다. 이에 ‘정우영은 왜 빠트렸냐’는 지적이 또 나오자 뮌헨은 다시 급하게 글을 수정했다.

수정되기 전 게시물. /바이에른 뮌헨 소셜미디어

수정되기 전 게시물. /바이에른 뮌헨 소셜미디어


뮌헨만이 아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도 인종 차별에 함께했다는 지적이다. 사무국은 뮌헨의 우승을 축하하는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는데, 영상 도중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 선수들 중 김민재가 보이지 않았다. 에릭 다이어, 콘라트 라이머 등 김민재보다 현저히 낮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선수들도 포함돼 있었다.


실수가 반복되니 ‘의도적인 인종차별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2022년 손흥민의 독일 인종차별 관련 작심 발언도 회자되고 있다. 손흥민은 당시 한 행사에 참석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골을 넣으면서 2대0 승리를 이끌었던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꼽았다.

손흥민은 ”상상하지 못한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며 “진짜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시절을 보내면서 내가 언젠가 이걸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독일 사람들이 (경기에 져서) 우는 것을 보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를 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늘 절제된 표현만을 하는 손흥민이 예외적으로 한 강경 발언이라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김민재는 인종 차별 논란 관련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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