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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화서 영감 받았나”... 앨커트래즈 교도소 재개에 조롱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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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살아서는 탈옥할 수 없다고 악명 높았던 앨커트래즈 교도소를 60여 년 만에 다시 열기로 한 결정을 두고 미국 현지에서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5일 AFP통신에 따르면, 앨커트래즈 교도소 재개소 발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TV를 보다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됐다”는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전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앨커트래즈의 재개소를 발표했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은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재범을 일삼는 범죄자들, 사회의 쓰레기 같은 사람들에 의해 고통받아 왔다. 이들은 고통과 괴로움 외에는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우리가 좀 더 진중한 국가였을 때, 우리는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주저하지 않고 가두고, 그들이 해칠 누군가로부터 멀리 떨어뜨렸다”며 “우리는 더 이상 거리에서 더러움, 유혈 사태, 대혼란을 퍼뜨리는 이 연쇄 범죄자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오늘 내가 연방교도국에 법무부,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앨커트래즈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다시 개소하고 재건해 미국에서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수용하도록 지시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국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발표를 하기 전 재개소 결정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나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특히 그가 글을 올리기 전날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앨커트래즈의 탈출’이 방영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로 주말을 보내는 마러라고 저택이 플로리다주 남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가 그 영화를 보고 앨커트래즈 재건이라는 소위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라고 썼다. 다른 네티즌들도 “미국의 정책을 TV 쇼에서 따오고 있는 건가, 정말 웃긴다”, “늙은이 한 명이 지루해서 토요일 밤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린 덕에 5억달러를 들여 앨커트래즈를 고치게 됐다” 등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질의에 한 대답을 인용하며 자신의 결정에 영화의 영향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개소 방안이 어떻게 나왔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내 생각에 나는 원래 영화 제작자가 됐어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법과 질서가 필요하고 앨커트래즈는 그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무엇인가를 대표한다”며 “아무도 탈출하지 못했고 한 명은 거의 탈출할 뻔했지만 그의 옷가지는 심하게 찢어진 채로 발견됐고 그건 상어가 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앨커트래즈는 샌프란시스코 항구에서 2.4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섬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금주법 시대를 주름잡던 폭력 조직 두목 알 카포네, 로스앤젤레스 최대 범죄 조직 보스였던 미키 코언, 무장 강도·납치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른 ‘머신건’ 켈리 등 최악의 범죄자들이 앨커트래즈 감옥에 갇혔다. 1963년 이곳의 마지막 수용자가 이감되면서 감옥의 기능을 다했으며, 현재는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관광지로 남아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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