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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여경래 셰프가 어린 시절 아버지의 교통사고 순간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6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는 여경래 셰프가 아들 여민과 함께 아버지 산소를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여경래는 아들과 단둘이서 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그는 꽃다발을 바치고 준비해 온 음식을 차렸다.
여경래는 "만두만 집에서 삶았고 과자나 과일 같은 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준비한 음식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묻자 "저도 잘 몰라서 얘기하기 쉽지 않은데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까 산소 갈 때마다 그렇게 준비를 했다. 아버지가 좋아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여경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사진만 1장인가 2장 있고 하나도 없다. 동생은 3살 차이고 더 어릴 때 돌아가셨으니까 아예 모른다. 다른 건 몰라도 술을 좋아하셨던 건 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 여민에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산소에 따라왔으니까. 왜 사람들이 죽으면 이런 흙 속에 파묻히는지 몰랐다"며 "실질적으로 나는 짧은 기억밖에 없다. 제일 기억나는 건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시니까 술을 먹고 그때는 차가 별로 없으니까 리어카에 실려오는데 되게 웃겼다. 아버지는 항상 웃고 있었다. 나도 술 취하면 항상 웃고 있지 않냐?"고 했다.
이어 아버지의 마지막 날을 떠올렸다. 여경래는 "할아버지 교통사고 당한 날, 그날 원래 할머니하고 나하고 우리 식구 셋이서 극장에 가려 했다. 농사지은 걸 시장에서 팔고 그 돈으로 영화를 보려던 거였다. 할머니랑 나는 차에 태우고 할아버지는 채소를 갖고 길을 건너오는 사이에 차가 와서 쾅 하고 부딪친 거다. 그때 내가 '엄마, 아빠 죽었다' 이랬다. 그게 62년 전의 일이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 영화가 뭔지는 모르지만 우리 아버지랑 나를 갈라놨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을 들은 여민은 "좀 짠했다. 그런 얘기도 처음 들었다. 실제로 목격했다는 것도 처음 들었다"며 "제 아들이 지금 5살인데 그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지 않냐. 아빠가 할아버지 사고 났을 때 그 장면을 목격하고 할머니한테 '엄마, 아빠 죽었다' 이렇게 얘기했다고 했을 때 딱 제 아들을 생각했다. 그때 더 짠하게 와닿았다. 얼마나 보고 싶을까. 얼마나 아버지의 존재가 필요했을까"라고 말했다.
여경래는 "어렸을 때는 나도 '아버지'란 얘기를 되게 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으니까 장인어른을 아버지라고 생각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장인어른이 결혼식 날짜를 잡고 돌아가셨다. 작은아버지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 달 만에 돌아가셨다"며 "내게 아버지란 개념은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62년 됐다. 나는 아버지가 없다는 게 62년 됐다"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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