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은 제공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은 이 총재는 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실기론을 반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내리는 건 다 알고 있다. 얼마나 빠르게, 연속으로 미리 확 다 내려놓을 거냐 아니면 보면서 갈 거냐 할 때 다른 외부 변수가 너무 어지러우니까 보면서 내려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전쟁이 빚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만큼 눈이 적응할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시장의 예상인 총 3차례(2월 인하 포함)보다 더 많아질지에 대해 “(기준금리를)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인데 어디까지 내려갈지, 언제 내릴지는 이달 말에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다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컷’(50bp 금리 인하)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스티븐 미런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제2의 플라자 합의로 불리는 ‘마러라고 합의’를 언급한 데 대해 “가능성이 있는지 별도로 코멘트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마러라고 합의가 뭔지 따지기 전에 미국 재무부가 양자 간 (논의에서) 환율을 얘기하려는 나라가 굉장히 많다. 뭘 요구하는지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환율 협상에 대해선 “미국이 진짜 원하는 게 강달러냐 약달러냐 그걸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임 등 국내 정국에 대해 “바깥에서 볼 때는 우리가 선진국인데 저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냐에 대해서 해명해야 하니까 참 곤혹스러운 한 주였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부총리 사퇴는 말릴 시간도 없이 결정된 것”이라며 “왜 말리지 않았냐고 굳이 묻는다면 탄핵 후 직무정지와 사퇴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었겠나 싶다”고 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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