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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파열음...金 만나러 지도부 대구행, 金은 서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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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경주시 HICO(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에서,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자 일정 중단을 선언한 뒤 김대식 의원과 이동하고 있다. 2025.5.6/사진=뉴스1 /사진=(포항=뉴스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경주시 HICO(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에서,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자 일정 중단을 선언한 뒤 김대식 의원과 이동하고 있다. 2025.5.6/사진=뉴스1 /사진=(포항=뉴스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가 목표했던 1차 마지노선인 7일은 물론 후보등록일인 11일 이전 단일화에도 적신호가 커졌다.

당 지도부와 김 후보 측간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당 지도부가 김 후보와 직접 만나 단일화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대구로 향한 사이 김 후보는 당에서 후보를 끌어내리려 한다며 지방 일정을 중단하고 오히려 서울로 향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6일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이틀째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즉각 대구로 가 김 후보를 만나러 가기로 총의를 모았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의원 전원은 국회 경내 비상 대기하면서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돌아오는 즉시 그 후속 결과를 이어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6일 서울 모처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덕수 캠프 제공) 2025.05.06.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6일 서울 모처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덕수 캠프 제공) 2025.05.06.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이런 가운데 김 후보는 경북 경주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기습적으로 전국위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다.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 서울로 올라가 남은 여러 현안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초 7일까지 1박2일 예정이었던 영남 지역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로 향하지만 의총에 참석하지 않는단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간 갈등은 전날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후 격화되는 분위기다. 김 후보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당 지도부가 자신이 요구한 사무총장 임명을 이행하지 않는 점 등을 언급하며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또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 후보에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5.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5.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그러자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과거 전례에도 후보가 결정을 하면 당 지도부가 존중해 이를 당규상 절차대로 따라준 것이지 후보의 말과 뜻이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경우는 없었다"며 "김문수 후보측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단일화가 계속 지체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요구로 결국 전날 저녁에 의원총회와 비대위회의를 잇따라 열고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에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에 권성동·주호영·나경원·안철수·양항자·황우여 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김 후보가 선거대책본부(선대본)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이날 당 지도부가 오는 8~9일 전국위원회와 10~11일 전당대회 개최를 공고한 점을 문제삼으며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대본 구성과 당직자 임명,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이 사무총장은 "단일화에 대비한 행정절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지만 양측의 갈등은 풀리지 않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5.05. /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5.05. /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이런 가운데 단일화 당사자인 두 후보 간 만남도 늦어지고 있다. 한 후보는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김 후보에게 "오늘 중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세 차례 말했고, 김 후보는 "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해 온도차를 나타냈다. 한 후보도 이날 직접 대구로 향해 김 후보를 만나려 했으나 김 후보가 서울로 향하면서 대구에서의 만남은 불발됐다.

양측의 갈등은 단일화에 대한 셈법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한 후보는 단일화 룰 등을 모두 일임하는 대신 빠른 단일화를 요구한다. 후보등록 마감일(11일) 전에 단일화를 해야 국민의힘의 기호 2번과 수백억원에 이르는 당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김 후보는 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고 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의 현재 지지율이 한 후보보다 낮은데,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힘 후보로서 표심이 자신에게 결집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5.5.3/사진=뉴스1 /사진=(고양=뉴스1) 김민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5.5.3/사진=뉴스1 /사진=(고양=뉴스1) 김민지 기자


그러나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시종일관 한 후보와의 빠른 단일화를 약속했단 점에서 말 바꾸기란 비판도 나온다. 김 후보는 지난달 27일 "한덕수 권한대행께서 출마하신다면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당은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한다. 김 후보를 압박하기 위한 승부수를 꺼내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서기 위해선 후보 단일화가 필수조건이란 점에서 당내에선 급기야 김 후보가 계속 버티면 후보를 교체해야 한단 의견까지 분출하고 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 김문수 후보는 후보 자격을 내려놓고 길을 비키라"며 "김문수고 한덕수고 상관없다, 그동안 모두가 떠들어 온 것처럼 승리 가능성이 1퍼센트라도 높은 분을 얼른 가려서 준비해야 박빙 싸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경주(경북)=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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