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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는 게임이 아니다 [2030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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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는 게임이 아니다 [2030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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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와 93년생 곽민해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 이사가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 한국사회를 이야기합니다.


구독자 2,380만 명을 보유한 독일의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에 올라온 ‘한국은 끝났다(South Korea is over)’ 영상.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 캡처

구독자 2,380만 명을 보유한 독일의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에 올라온 ‘한국은 끝났다(South Korea is over)’ 영상.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 캡처


'한국은 끝났다(SOUTH KOREA IS OVER)'

2,400만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에 업로드 된 동명의 영상이 큰 화제였다. 한국이 저출생 등을 이유로 2060년에 소멸할 위기라고 진단했다.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자리 잡은 긴 노동 시간, 이에 비해 낮은 임금과 높은 생활 비용, 남성의 낮은 가사 분담률과 경쟁 압박 등으로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 공감도 많이 되고 외부인의 시선으로 봤다고 하니 더 객관적으로 느껴지는 지라 국내 유튜버들도 이 영상을 리뷰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의 한국을 보면 쿠르츠게작트가 틀렸다. 아니, 적어도 한국이 끝날 것 같은 이유에 중요한 하나를 더 추가해야 했다. 바로 정치 방관이다. 대통령 선거가 30여 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인구 구조의 변화나 이로 인한 미래에 대비할 정책과 토론이 사라졌다. 대통령이라는 중책을 맡겠다고 나선 이들이 예정된 불을 끄고 피해를 줄일 방법은 연구하지 않고 누가 소방대장이 되어야 할지 정치 공방만 벌이고 있다. 한국이 망할 예정이라고 해서 우리가 나라를 떠나겠는가. 기왕에 살아야 하는 거 앞으로 쓸 사람들이 고쳐 보잔 말을 하고 싶은데 정치를 보니 힘이 쭉 빠진다.

이번 선거는 정치인의 비뚤어진 권력욕으로 인해 생긴 피해를 5,000만 명이 함께 분담하는 사고가 아닌가. 상황이 이런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공식 경선을 치르는 와중에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를 거론하며 '룰 브레이커'를 자처하고,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비판에는 묵묵부답하더니 결국 출마 선언을 했다. '내란 정국 수습이 먼저'라는 야당의 이재명 후보에게도 경제 성장을 넘어선 미래 전략을 읽기가 어렵다.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이 파기 환송되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거대 양당 후보들 중에 누가 당선 되어도 정부와 국회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비상계엄 전의 갈등을 반복할 거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국회와 정부, 법원이 힘을 합쳐 대통령 선거를 장기간의 미래 전략 콘퍼런스가 아닌 하루치 승부 게임으로 축소시키는 지금, 기댈 건 유권자 개인의 치열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2030 미디어 뉴닉과 뉴웨이즈, 어피티는 미래 전략이 실종된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해결책을 묻겠다며 <2030 표심의 정석> 캠페인을 시작했다. 유권자 6,000명이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설문에 답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30 유권자가 바라는 건 당장의 물질적 혜택이 아니라 나의 삶과 사회적 안전망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사실이다.

선거는 게임이 아니다. 선거에 대한 책임은 5,000만 명이 함께 진다. 유권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걸 대선 후보에게 다시 한번 알려 주고 싶다. 쿠르츠게작트 영상에는 한국인의 댓글이 있다. "문제는 한국의 정치인 누구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곽민해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