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힘 향해 "사실상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 안해...전당대회 개최 이유 명확히 해달라"
권영세, 권성동, 김 후보 만나러 대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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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진통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덕수 후보는 '단일화 실패는 국민 배신'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 내에선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김 후보와의 단일화 협의를 위해 대구로 내려갈 예정이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제(5일) 8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을 면담하고, 단일화 추진과 후보 지원을 위한 당의 협조를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당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더욱이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당을 향해 "안건 공개 없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했다"며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 5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를 분명하고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저녁 의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잇달아 열고, 오는 10∼11일 중 전당대회 개최 소집 공고를 냈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보기보다, 한 후보와 단일화해서 최종 결정되는 사람이 비로소 국민의힘 후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김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는데 당에서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간 단일화를 고려한 행정절차라고 반박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소집을 안 하면 단일화를 해놓고도 우리 당 후보가 안 돼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며 "전당대회는 5일 전에 소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 캠프와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유상범 단일화위원장이 오전 10시 단일화 회의를 열려고 했다. 한 예비후보 측은 참석을 위해 대기했는데 김 후보 측이 참석을 거절해 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선 김-한 후보의 단일화 데드라인을 대선후보 등록 기한인 11일로 제시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이날까지도 회동조차 하지 못했고,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5일부터 '당무 우선권'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당 지도부는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당무 우선권을 존중해달라는 김 후보의 요구를 수용, 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하는 등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이날 전당대회를 둘러싼 파열음이 다시 이어졌다. 정치권에선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에 적극적이던 김 후보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쥐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11일 내 단일화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일화가 실패하면 사실상 당이 공중분해 수준의 위기를 겪을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단일화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보는 이유다.
이에 김 후보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모양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단일화 데드라인을 오는 11일로 제시하며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월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한다"며 두 후보 간의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또 "당을 공격하는 자해 행위는 이재명만 도와주는 꼴"이라며 "한 후보를 먼저 찾겠다는 약속을 믿고 당원과 국민들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 신의를 무너뜨리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고, 우리 국민들도 더 이상 우리 당과 후보를 믿지 않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 김문수 후보는 후보 자격 내려놓고 길을 비키라"라며 "그동안 모두가 떠들어온 것처럼 승리 가능성이 1%라도 높은 분을 얼른 가려 준비해야 박빙싸움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한시가 급하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 역시 이날 관훈토론에서 "단일화가 실패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라며 "한 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것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나선 김 후보를 찾아가 단일화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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