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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압박 통했나…오픈AI, 영리법인 전환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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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조직, 기존처럼 감독ㆍ관리 지속
산하 LLC→영리·공익 동시 추구 PBC로 전환 추진
소송ㆍ반발 여론에 기존 계획 폐기
3월 투자 유치 400억 달러 반 토막 위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5일(현지시간)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비영리법인이 조직을 계속 통제하는 구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시민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고 델라웨어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후 비영리조직이 오픈AI의 통제권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기존 비영리조직 산하 영리 유한책임회사(LLC)는 ‘공익법인(PBC)’으로 전환해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수익 상한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PBC는 영리와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 형태로 비영리조직을 비롯해 투자자, 직원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비영리조직은 PBC의 대주주가 돼 지금처럼 계속 감독·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오픈AI는 당초 회사를 아예 영리법인으로 바꾸는 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이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2015년 샘 올트먼 오픈AI 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의기투합해 비영리단체로서 오픈AI를 설립했다. 이후 오픈AI는 2019년 기존 비영리조직을 지배주주로 하는 수익 상한이 있는 자회사를 세웠다. 그러나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AI 열풍으로 인해 치열해지는 기술 개발 경쟁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영리법인 전환을 추진해왔다.

오픈AI가 5일(현지시간) 영리법인 전환 계획을 철회하고 비영리법인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패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다보스(스위스)/AP뉴시스

오픈AI가 5일(현지시간) 영리법인 전환 계획을 철회하고 비영리법인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패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다보스(스위스)/AP뉴시스


이번에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개편을 포기한 것은 도의적 비난과 법적 도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8년 올트먼과 갈등으로 오픈AI를 떠난 머스크 CEO는 영리법인 전환은 ‘인류의 이익을 위해 AI를 개발한다’는 창립 사명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 3월 배심원 재판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AI의 아버지’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시민단체들도 법원과 캘리포니아, 델라웨어주 정부에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반대 서한을 보냈다. 지난달 12일에는 12명의 전 오픈AI 직원이 기존의 비영리 지배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오픈AI는 그동안 영리법인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자금조달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3월 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주도하는 신규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3000억 달러를 인정받으면서 최대 400억 달러(약 55조4800억 원)를 조달했는데, 당시 영리기업으로 연말까지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이것이 무산되면 총 투자금이 200억 달러로 반 토막 날 수 있다.

올트먼 CEO는 “투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면서 “이번 계획은 투자자들이 우리에게 계속해서 필요한 수준만큼 자금을 지원할 만큼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절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비영리조직 지위는 오픈AI의 자본조달 능력을 크게 제한한다”면서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을 원하기 마련인데 비영리조직이 상업적 기업을 통제하고 있다면 수익을 내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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