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국민의힘이 집요하게 주장했던 ‘파기자판 시나리오’를 사전에 검토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건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6일 “국민의힘은 지난 3월27일 이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의 파기자판을 최초로 주장했고 이어 31일과 4월10일, 대법원에는 파기자판 검토 의견서와 파기자판 청원서가 차례로 제출됐다”며 조 대법원장에게 “국민의힘이 주장한 파기자판 시나리오가 실제로 검토됐는지 밝히라”고 했다. 파기자판은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항소심에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하는 것으로, 국민의힘은 이미 항소심 무죄 선고가 난 이 후보의 선거법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해 대선 전 대법원이 파기자판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이 대변인은 “이 일련의 흐름을 우연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대법원이 파기자판을 염두에 두고 내란 세력의 요구에 응답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파기자판을 요구했으나 다른 대법관들이 그것만은 안 된다고 거부했던 것 아니냐”며 “그게 아니라면 파기자판을 검토했는지 여부를 국민 앞에 떳떳하게 밝히라”고 했다.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이 내란 세력의 꼭두각시임을 자인한 셈”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이 대법원의 ‘파기자판 기획설’을 의심하는 것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에 이례적 판단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해당 사건은 본래 지난 4월22일 대법원 소부에 배당됐는데 그날 조 대법원장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소부 배당과 전원합의체 회부가 같은 날 이뤄졌고, 회부 당일 바로 첫 심리가 진행됐다”며 “이 사건이 예고도 없이 전원합의체로 이관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또 해당 사건 합의가 2일 만에, 선고는 불과 9일 만에 나온 점을 짚어 “결론이 사전에 기획되어 있는 일명 ‘답정너’ 판결을 내린 것 아니냐”고 규탄했다.
이 대변인은 “현재, 대법관들의 소송 기록 열람 과정을 공개하라는 대국민 서명 운동이 삽시간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며 “더 이상의 침묵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어떻게 검토되었고, 어떠한 절차와 논의 과정을 거쳐 파기환송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전모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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