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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지난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알렉산더-아놀드가 계약 종료로 떠난다고 밝혔다. 리버풀의 재계약을 끝내 거부한 알렉산더-아놀드는 오는 6월 30일 현 계약이 만료되는대로 20년을 보낸 리버풀과 동행을 마무리한다.
행선지는 이미 정해졌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번 여름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선수가 된다"며 계약서에 사인만 남겨뒀을 때 발표하는 시그니처 'here we go'를 붙였다. 이전부터 레알 마드리드행 소문이 끊이지 않았기에 기정사실처럼 불렸던 이적이 마무리된 모습이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의 성골로 불린다. 6살이던 2004년 유스팀을 통해 처음 리버풀에 입단한 뒤 지금까지 단계를 밟아 성장했다. 청소년 시기부터 타고난 재능을 발휘한 그는 2016년 리버풀 1군에 데뷔했다. 이후 지금까지 통산 351경기에서 23골 91도움을 올리며 측면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알렉산더-아놀드는 풀백이 중요해진 현대축구에서 가장 위협적인 전술 소화자로 불린다. 정확하고 강력한 오른발 킥을 주무기로 삼아 동료의 머리에 배달하는 택배 크로스가 일품이다. 킥력이 워낙 좋아 직접 프리킥으로 마무리하는 능력도 있다. 단순히 측면에서 위아래로만 움직이던 단순함을 넘어서는 반경이 아주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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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당연히 알렉산더-아놀드와 오래 동행하고자 했다. 여러차례 재계약 제안을 했으나, 이미 계약 만료를 6개월 앞둬 다른 클럽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보스만룰이 적용되자 만남조차 거부했다. 그 사이 레알 마드리드를 만났고, 올해 초부터 양측이 공식적인 문서 작업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현실이 됐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직접 "팀이 우승을 확정하고 축하할 수 있게 된 지금이 팬들에게 솔직하게 제 결정을 밝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했다"며 "리버풀에 남을 가능성은 100% 있었다. 아르네 슬롯 감독과 코칭 스태프, 리버풀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었다. 우리는 트로피를 위해 싸울 수 있는 팀이었고 확신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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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거짓으로 판명되자 리버풀 팬들은 "쥐새끼", "배신자", "거짓말쟁이" 등으로 알렉산더-아놀드를 공격하고 있다. 이를 모를리 없는 그는 "평생 리버풀 팬이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선수가 떠날 때 느꼈던 상실감을 기억한다. 이번 제 결정이 팬들에게 슬픔과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제 인생을 위해 내려야만 했던 선택"이라고 답했다.
리버풀의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는 대놓고 적으로 삼았다. 그는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칼럼에서 "어디서 뛰든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도 어느 팀과도 감정적인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마이클 오언이 그랬다. 안필드를 떠나고 리버풀과 관계가 깨졌다. 폴 잉스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고 외톨이가 됐다"며 "알렉산더-아놀드는 자신의 꿈인 클럽의 주장이 되는 스티븐 제라드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팬들은 당연히 분노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즈'는 "알렉산더-아놀드는 5월 26일 리버풀의 우승 퍼레이드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당장 자신의 미래를 밝힌 점은 뒷문으로 빠져나간 겁쟁이로 보이지 않기 위함일 것"이라며 "그러나 리버풀과 앞으로 3경기가 더 남았다. 팬들의 반응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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