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녹즙 명일엽(신선초)·케일 계약재배 농장주 원대일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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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3리 풀무원녹즙 계약재배산지 농장에서 만난 농장주 원대일 씨. |
“유기농 방식으로 기르기 참 어렵지만, 그만큼 건강하고 깨끗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찾은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3리에 있는 풀무원녹즙 계약재배산지 농장. 이곳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명일엽(신선초)과 케일을 재배하는 농장주 원대일 씨는 자신이 정성스럽게 기른 농작물을 가리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 농부인 그는 풀무원녹즙과의 약 30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녹즙의 핵심 원재료인 명일엽과 케일을 계약에 따라 일주일에 2번 납품하고 있다. 납품된 작물들은 모두 풀무원녹즙의 녹즙 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오랜 기간 계약 재배를 이어오며 이 농가와 풀무원녹즙 모두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하고 있다. 풀무원녹즙은 녹즙에 사용되는 원물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고, 농가로서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통해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실하게 작물을 납품한 덕에 원 씨는 대학교까지 자녀들을 가르치고, 이제는 집까지 새로 짓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날 넓게 펼쳐진 비닐 하우스를 둘러보자 이제 막 푸릇하게 싹을 틔운 것부터 성인 허리쯤까지 커진 명일엽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한쪽에서 더운 날씨 탓에 비닐 하우스 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분사해 열기를 식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른 비닐 하우스에서는 여러 명의 근로자가 허리를 숙여 케일 수확 작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원 씨는 “3개월이면 수확하는 벼와는 달리 명일엽은 첫 수확까지 빨라야 약 10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면서 “비닐 하우스별로 자라난 명일엽을 2~3주 간격으로 순환해 수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300평으로 시작했지만, 세월이 흘러 현재는 130동의 하우스와 1만 평이 넘는 노지까지 모두 합쳐 3만 평 가까운 규모로 확장됐다. 당시와 비교하면 100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전체 농지 면적 중 60%는 명일엽을, 나머지 40%는 케일을 키우고 있다. 평소에는 상주하고 있는 6명의 직원이 작업하지만, 수확량이 많아지는 성수기엔 30명가량이 투입된다.
풀무원녹즙이 100% 유기농 원재료를 즙을 내 제품을 만드는 만큼, 납품되는 명일엽과 케일도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재배된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방식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농작물 생장을 돕는 비료 역시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은 유기농 인증된 가축 비료로 수급 해온다. 여기에 더 좋은 품질의 유기농 비료로 만들기 위해선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동안 비료를 뒤집어가며 숙성의 시간을 거치는 등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에 풀무원기술연구소가 직접 농장에 정기적으로 나와 농약 잔류 검사를 시행하는 등 꼼꼼한 점검과 시설물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원 씨는 “농사를 지을 당시만 해도 농약만 치지 않으면 유기농이라고 할 정도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면서도 “풀무원 측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더욱 엄격한 기준에 맞춰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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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주 원대일 씨가 재배하고 있는 명일엽(신선초). 수확한 명일엽은 풀무원녹즙에 납품해 녹즙 원재료로 사용된다. |
원 씨는 최근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잇달아 발생하자 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심한 추위나 무더위가 찾아오면 애써 키운 작물들이 타거나 얼어 죽기 때문이다. 원 씨는 “지난해 더위와 많은 비로 명일초 60%가 죽어버렸다”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햇빛으로부터 작물들을 보호해주는 차광막의 농도를 30%에서 45%로 강화하고 하우스 온도를 조절해주는 수막을 보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 씨가 어렵사리 기른 명일엽과 케일은 수확해서 한 창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시원함이 느껴지는 창고의 온도는 3℃였다. 보관된 작물들은 곧 냉장차를 이용해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 있는 풀무원녹즙 생산공장으로 옮겨진다. 신선함을 위해 보관, 배송 과정에서 온도 관리에도 힘쓰고 있는데, 창고와 냉장차 모두 5℃ 이하로 온도를 맞추고 있다.
원 씨는 “농산물을 잘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녹즙 생산 공장까지 신선하게 잘 보내는 과정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면서 “법적 기준으로는 10℃ 이하로 냉장 온도를 맞추면 되지만, 최상의 상태로 보내기 위해 보관 창고와 납품 차량의 화물칸을 5℃ 이하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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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이 풀무원녹즙에 납품할 케일을 수확하고 있다. |
[이투데이/강원(원주)=문현호 기자 (m2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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