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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단일화 힘겨루기…한덕수 거리두며 지도부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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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3차례 "오늘 보자" 제안에 金 "곧"…다급해진 국힘 긴급의총

지도부 김문수 조건 수용, 金 1박2일 영남행…물밑 협상 가능성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에 앞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캠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5.5.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에 앞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캠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5.5.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박기현 박소은 기자단일화를 둘러싸고 구여권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며 보수 진영 대선판이 출렁이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끈질긴 구애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김 후보가 경선 때와 달리 입장이 바뀌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김 후보 측도 후보 의사와 반하는 시도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단일화를 위해 3가지 사항을 수용할 것을 당에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중앙선관위 구성을 의결하는 등 김 후보의 요구를 일단 수용했다.

다만 김 후보가 이틀 동안 영남 지역을 방문해 현실적으로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덕수 "오늘 만나자, 세 번 요청"…김문수 "곧 보자"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 측은 전날(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김 후보에게 '오늘 중으로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세 번쯤 말했다"고 만남을 제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한 후보의 회동 제안에 대해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다. 그 외 다른 발언은 없었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김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그냥 말씀만 들었다"고 짧게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경선 기간 내내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강조해 온 김 후보의 태도가 급변했다며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톡방을 중심으로 김 후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의원총회 요구 의견이 쏟아졌고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총을 개최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당이 긴급 의총을 열며 단일화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압박에도 뚜렷하게 단일화 시점과 방식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날 의총 도중 김 후보를 찾아가 단일화 관련 협의에 나섰다. 김 후보는 본인이 단일화 나서기 위해선 당에서 요구조건을 수용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5.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5.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金 요구 수용' 한발 물러선 국힘…'단일화 압박' 뒤로 하고 영남 찾아 대선 행보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로 하며 진화 국면의 길을 텄다. 사실상 김 후보의 요구에 한발 물러섰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본인의 의사에 반한 단일화를 밀어붙인다며 당무우선권 발동을 시사, 사무총장 교체 등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당무우선권 적용 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으나, 3시간에 걸친 의원총회와 당 지도부-후보 측의 만남 이후 김 후보 측의 입장을 모두 수용했다.

김 후보 측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돼야 단일화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조건을 걸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비대위를 열어 중앙선대위와 단일화추진본부, 시도선대위원회 인선을 의결했다.


김 후보의 요구를 수용한 국민의힘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두 후보간의 단일화가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0∼11일 중 전당대회 소집 공고까지 냈다.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하고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인 10~11일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의지다. 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긴급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단일화 시점을 논의한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가 이날부터 이틀 동안 대구·경북과 부산 등 지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 현실적으로 지도부의 의지처럼 단일화 협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 후보는 지도부나 한덕수 후보와의 직접 회동이 아닌 물밑 협상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경북 영덕 산불 복구 현장을 시작으로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한다. 이후 경북 경주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준비 현장을 점검한다. 경주 황리단길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시간도 가진다.

김 후보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 동성로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후, 수성못에서 시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요구가 당 안팎에서 빗발치는 가운데, 자신이 당의 공식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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