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김문수에 국힘 '공개 압박' 안 통했다

자정까지 긴급 의총

비대위, 자정쯤 당 선대위 구성안 의결
단일화추진본부도 구성…유상범 본부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조로울 줄 알았던 '김문수+한덕수' 단일화가 예상 밖 전개로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당 대선 후보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되지마자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 급속도로 단일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문수 후보의 생각은 달라서다.

'당무우선권'과 '시간'을 무기로 버티기에 나선 김 후보에 당 지도부도 의원총회 등으로 공개 압박에 나섰다. 정면 충돌로 비화될 기세였지만 결국 당 지도부가 김 후보 측의 요청을 수용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시기와 방식 등에 있어서 계속 불협화음이 나자 5일 오후 8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단일화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쌍권 지도부는 모두 발언을 통해 공개적으로 김 후보를 압박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4~5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단일화 동력을 더 크게 키워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김 후보는 티비토론회에서 전당대회 직후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오늘도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며 후보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3시간이 넘는 의총에서 20명이 넘는 의원들은 "단일화는 시대적 사명이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당에서 선출한 후보인데 일단은 좀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소수 의견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2일 전에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에 뜻을 모았다. 의총에서는 단일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채택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보류됐다. 지나치게 후보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는 모두 발언을 하고 의총장을 떠나 김 후보와 면담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 측은 당 지도부와 김 후보의 면담 사실과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①당헌 당규 및 법률에 따른 정당한 요구를 즉시 집행하고 ②후보의 당무우선권을 존중해야 하며 ③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 즉시 구성·선거대책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총 직후인 자정쯤 비대위를 열고 김 후보 측의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했다.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사무총장 교체 요구도 수용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후보 측과 최종적으로 의견을 교환해 (사무총장 임명을) 매듭짓기로 했다"면서 "선거를 준비해야 해서 현 이양수 사무총장이 (일단은) 하지만 머지않은 시간에 후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사무총장도 교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김 후보 측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단일화 추진기구로 단일화추진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유상범 의원을 단일화추진본부장으로 의결했다.

단일화추진본부는 6일 중 회의를 열고, 즉시 단일화 논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6일 오후에도 의원총회를 열어 단일화와 대선 준비 전략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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