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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5대0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린 롯데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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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 1회초 5실점을 허용한 롯데 선발 반즈.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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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2회 홈런 2방을 허용한 김진욱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9/ |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선발이 세팅이 안돼있으니까…초반에 밀리면 계산이 안 나온다."
타자 육성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결국 문제는 투수다.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부상중인 투수들이 올라와줘야하는데 잘 안된다. 거기 150㎞ 던지는 투수들이 많은데"라며 속상해했다.
어린이날 연휴 야구계 최대 화제는 현재까지 KT 위즈 안현민이다. 4경기 4홈런을 몰아친 괴물 신예. 김태형 감독도 눈여겨봤다. "배트를 잘 돌리더라. 힘도 있어보이고, 스윙 궤도도 좋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부러운 건 타자가 아니라 투수다. "타자가 이 이상 어떻게 더 나타나나. 뛸 포지션도 없다"라며 웃은 뒤 "투수가 나와야한다. 지금은 초반 선발싸움 밀리면 힘도 못쓰고 지는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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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5회말 투구를 마친 한화 폰세가 포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4/ |
"한화, KT가 그래서 타 팀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 아니겠나"라는 말에도 힘주어 고개를 주억거렸다. 한화는 폰세-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 KT는 쿠에바스-헤이수스-고영표-소형준-오원석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막강 그 자체다.
반면 롯데는 3위라는 순위에 걸맞지 않게 선발도, 불펜도 만신창이다. 1선발 반즈는 거듭된 부진 끝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1군에서 말소됐다. 박세웅-데이비슨의 2~3선발이 그나마 믿음직하지만, 시즌초 기준 4선발이었던 김진욱은 이미 2군으로 내려간 상황. 현재 4~5선발인 나균안과 박진도 아직 신뢰를 주진 못하고 있다. 2군 대체 선발인 이민석-윤성빈도 마찬가지다.
불펜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신인 박세현부터 김상수 구승민 박진형 박시영 등 베테랑까지 두루 써봤지만, 정철원과 합을 맞춰 필승조를 이룰 선수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구승민의 부활, 그리고 최준용의 복귀를 기다리는 입장인 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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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KT전. 선발투수 KT 쿠에바스가 투구 전 미소짓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1/ |
롯데 불펜을 향한 시선도 모르는 바 아니다. 정현수는 36경기중 무려 24경기에 등판하며 리그 최다 등판 횟수를 기록중이고, 송재영 김상수(이상 20경기) 정철원(19경기)도 만만치 않다.
필승조의 고생이야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라지만, 피로도가 남다른 건 사실이다. 특히 정철원 정현수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김태형 감독은 "김원중 앞에 막아줄 투수가 한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 정철원이 어떻게든 8회 2사까지 책임져준다고 하면, 그 앞을 막아줄 투수가 필요하다"며 거듭 토로해왔다.
결국 시즌초 롯데의 상승세는 팀 타율 1위, 팀 OPS 2위 타선의 힘이 컸다. 하지만 전민재에 이어 황성빈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칼끝이 다소 무뎌졌고, 전반적으로 사이클이 내려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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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8회말롯데 정철원이 두산 김기연을 삼진처리하며 환호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26/ |
이제 마운드가 힘을 내줘야하는데, 마땅치가 않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은 일단 구속으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최이준 정성종 같은 공빠른 투수들의 몸상태가 아직 올라오지 않는다. 부상이 자꾸 재발한다고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나마 본격적인 실전 복귀 준비단계인 최준용이 희망이다. 두번의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결과 평가가 좋다고. 이번주내 퓨처스 실전등판을 거쳐 조만간 1군 등록이 이뤄질 예정이다.
2023년말 5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준 베테랑 심재민도 실전에 복귀해 퓨처스 마운드를 소화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누가 됐든 이제 올라와야할 타이밍이다. 선발 한자리가 됐든, 중간 롱맨이 됐든 필요하다. 김진욱부터 이민석 심재민 한현희 등 모두 고민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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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도 이민석이 SSG 랜더스 화이트에게 초반 선발 싸움에서 압도당하며 1대7로 완패, 최근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은 타선도 단 3안타로 침묵하며 화이트에게 8이닝 1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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