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선대위 구성해야 단일화"…국힘, 밤중 비대위 열어 선대위 발족 : zum 뉴스

[the300](종합)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당 지도부에 "선거대책본부(선대본)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밤 의원총회를 마무리 짓고 즉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선거조직 구성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5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에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에 권성동·주호영·나경원·안철수·양항자·황우여 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총괄선대본부장에는 윤재옥 의원이, 한덕수 후보 측과의 단일화추진본부장에는 유상범 의원이, 시도선대위원장에는 현 시도당위원장이 임명됐다.

국민의힘이 당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인선에서 빠졌고 사무총장은 새로 지명된 장동혁 의원이 직을 고사하면서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직후 취재진과 만나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만난 ) 첫날(3일) 김 후보 측에서 선대위 구성안에 대한 의견을 줬는데 한동훈 전 후보가 수락하지 않은 등 문제가 있었다(절차가 지연됐다)"라며 "후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밤 늦은 시간 선대위를 발족시켰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밤 선대위 구성에 나선 것은 김문수 후보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진행돼야할 선대위 구성 작업이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로 인해 뒤로 밀리자 불쾌감을 표한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오늘(5일) 저녁 8시경, 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강명구 비서실장 등을 면담했다"며 지도부에 요구 사항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후보의 요구 사항은 △후보는 당원들의 총의와 국민의 뜻에 따라 선출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이다. 전당대회를 통한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당헌·당규 및 법률에 따른 정당한 요구는 즉시 집행되어야 한다 △후보의 당무우선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 이후에야 구성하겠다'라고 통보한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 선거운동 준비를 위해 선거대책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한다 등이다.

김 후보는 "(요구 사항이) 우선 집행돼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또한 당은 후보의 단일화 의지를 존중하고 총력지원해야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와의 면담 후 의원총회에 면담결과를 보고하고 곧바로 비대위를 열어 선대위 구성 작업을 마쳤다.

한편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둘러싼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은 이날 종일 이어졌다. 김 후보 측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당 지도부가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 "당 대선후보에게 부여된 당무우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것은 '전당대회 직후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한다' 약속 때문"이라는 취지로 김 후보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김 후보가 한 후보의 회동제안도 사실상 거절하면서 단일화가 지연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저녁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 논의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에 △한 예비후보와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단일화에 대한 일정 및 로드맵을 조속히 밝혀줄 것 등을 요구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나 후보 측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당원들과 국민이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내주신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김 후보를 압박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단일화에 관한) 입장문을 채택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나치게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말씀만 드리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12일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조속히 단일화해야한다는 의견을 (의원들 끼리) 모았다"고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당 지도부와 김 후보 간 만남에서 "(지도부가) 기본적으로 당의 입장을 말씀드렸다. 당이 왜 이렇게 일정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드렸다"며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전달했다"고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후보 입장에선 단일화를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생각했을 수 있고, 당 입장에선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언제까지 단일화를 해야한다는 스케줄이 있어서 오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는 6일 단일화 논의기구를 만들어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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