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기 2569년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반목을 내려놓고 서로 화합해야 한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맞게 봉축 법요식에 이재명, 김문수, 한덕수 후보가 나란히 참석해 한 목소리로 통합의 정치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달랐습니다. 특히 단일화가 최대 화두가 된 이른바 범보수 진영에서 벌써부터 균열이 보입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김문수 후보를 처음 만난 한덕수 후보가 오늘 중 만나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후보가 확답을 피했다고 합니다. 김 후보는 경선 기간 내내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바로 이루겠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달라진 걸로 보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대법원 유죄취지 판결과 민주당의 최상목 부총리 탄핵, 대법관 탄핵 움직임 같은 거친 공세가 중도층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보수진영이 기회와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먼저 차정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기 위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무소속 한덕수 후보가 조계사로 들어섭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화합의 뜻을 되새기는 법회에서 후보들은 합장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 함께 헌화해 주시겠습니다."
특히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는 김문수, 한덕수 후보가 조우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한 후보는 김 후보에게 직접 "오늘 중으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한덕수 /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얘기할) 기회가 세 번쯤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김문수 후보와 내가 만나야 할 시간인 것 같다, 확실한 대답은 안 해주셨고 '네, 네' 이정도 말씀을 하셨습니다."
반면 김 후보 측은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다"며 "그 외 다른 발언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 김 후보가 '네'라고만 답했다는 한 후보의 주장은 "상호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도 했습니다.
김재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비서실장
"접견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 잠시 이야기가 된 것이고, 구체적인 만남의 제안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한 후보 측은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 전까지 단일화 작업이 마무리돼야한다고 주장하지만 김 후보 측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요식에 참석한 김 후보의 얼굴은 밝아보였지만, 한 후보의 얼굴은 비교적 무거운 표정이었는데, 양측의 이같은 입장 차를 보여주는 장면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차정승 기자(jscha@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