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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만난 한덕수 “많이 깨우쳐 달라”… 중도확장 선점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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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오른쪽)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오른쪽)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예비후보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만찬 자리를 가졌다. 범민주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며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층 포섭력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대비 우위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5일 오후 6시 손 전 대표를 서울 종로구 한 한식당에서 만났다. “제가 정치 초년병이어서 대선배이신 (손) 대표님께 좋은 말씀을 들으려고 뵙자 했다”며 자신을 낮춘 한 후보는 “국가의 주요 과제를 타협과 논의로 풀기보다는 서로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것 같아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운을 뗐다.

손 전 대표도 화답했다. 그는 “여기저기 시달리실 텐데도 얼굴이 아주 좋으시다”고 덕담을 한 뒤 “출마 선언문을 생중계로 보면서 아주 기뻤고, 우리나라의 희망을 봤다”고 한 후보를 추켜세웠다.

한 후보는 손 전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약도 언급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우리 국민들한테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일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 말씀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손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던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세운 대표 공약이다. 공약은 세간에 크게 회자됐지만 손 전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지면서 대선에 나서지 못 했고 문 전 대통령도 당시 선거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본선에서 패했다.

대담은 한 후보가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개헌 및 3년 후 퇴임으로 이어졌다. 손 전 대표는 “개헌안을 만들어 추진하고 통과시킨 뒤 임기를 마치겠다, 그 안에 경험과 인적 관계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겠나는 메시지가 아주 분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 전 대표는 민주당의 최근 언행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법관을 탄핵하고,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겠다(고 한다)”며 “정치가 혼란이 된 위기에서 세상이 바뀌는 데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훈수했다. 한 후보는 손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수첩에 적어가며 들었다.


손 전 대표는 또 “(한 후보의 출마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시각이 그렇게 곱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 후보는 출마선언 직후 광주를 찾아 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광주시민들의 저지에 제대로 참배하지 못 하고 돌아오는 등 출마선언 첫 날부터 반대 민심을 직접 경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훌륭한 지도자님들의 충고와 지원이 절대적인 것 같다”며 “항상 좀 깨우쳐 주시고 많이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다.

한 후보는 6일에는 역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도 오찬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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