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美 관세폭탄, 中 수출기업 잇따른 정리해고…실업 불안 가중

이데일리 한전진
원문보기

美 관세폭탄, 中 수출기업 잇따른 정리해고…실업 불안 가중

서울맑음 / -3.9 °
수출길 막힌 중국 기업들 구조조정 확산
"최대 1600만개 일자리 위협받을 수 있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수출기업의 구조조정이 잇따르는 분위기다. 정리해고와 부서 통폐합이 현실화되면서 이미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에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광저우의 한 의류공장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중국 광저우의 한 의류공장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의 한 기술기업에 입사한 도리스 장은 입사 석 달 만에 해고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는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누적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장씨는 “수습 기간을 마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할 의욕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 기업은 직원 복지 축소, 정리해고 등을 추진 중이며 장씨가 소속된 해외 마케팅 부서는 이달 중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선전의 또 다른 전자회사는 해외 소싱팀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국내 담당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이 팀에서 일하던 안나 양은 “해고된 직원들은 가격협상 결과를 반영한 성과 등급을 낮게 받았다”며 자신도 국내 구매 경험 부족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아 해고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미국산 제품 수입도 막히면서 내수 기업들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충칭의 한 농산물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유씨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중단되자 한동안 휴직후 최근에서야 업무에 복귀했다. 유씨는 “아들이 유치원에 막 들어간 상황이라 불안하지만 버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국은 경기 침체와 고용 부진 속에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고용 시장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3월 도시지역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6.5%로, 3개월 연속 16%를 넘겼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하자 발표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는 중·고교 및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수치를 별도로 발표 중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간 고율 관세가 장기화되고 중국 수출이 줄어들 경우, 대미 수출 관련 일자리 최대 1600만 개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