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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울컥하다니...셰플러의, 셰플러에 의한, 셰플러를 위한 더 CJ컵이었다 [댈러스 현장]

스포츠조선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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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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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키니(미국 텍사스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셰플러의, 셰플러에 의한, 세플러를 위한 대회가 된 더 CJ컵.

5만명이 넘는 갤러리가 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 TPC크레이그랜치에 운집했다.

대부분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은 이유는 똑같았다. 댈러스가 고향인 특급 스타,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어떤 모습으로 우승하는지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더 CJ컵 바이런넬슨(이하 더 CJ컵) 3라운드까지 8타 차이 선두. 0.1%의 이변 가능성이 아니면, 정황상 셰플러의 우승은 기정사실이었다. 대회 내내 셰플러의 경기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압도적이었다. 그런 선수가 8타 차이를 내고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니, 사실 경기 내용적으로는 싱거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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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댈러스 골프팬들이 보고 싶은 건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아니었다. '로컬보이' 셰플러의 우승이었다. 11년 전,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PGA 투어 대회를 뛴 게 바로 바이런넬슨 대회였다. '더 CJ컵'을 단독으로 개최하던 CJ 그룹은 지난해부터 바이런넬슨 대회의 새 스폰서로 참여했다.

일정상 스타급 선수들이 참가하기 힘든 대회였다. 실제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출전은 셰플러가 유일했다. 아무래도 스타가 없으면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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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셰플러 1명이면 충분했다. 대회장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고(GO)! 스코티" 외침이 우렁차게 들렸다. 같은 댈러스 출신 조던 스피스도 거들었다. 두 사람이 좋은 성적까지 내면 금상첨화였다. 그런데 셰플러가 31언더파 압도적인 우승, 스피스가 4위를 차지했으니 댈러스 골프팬들에게는 즐거운 날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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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플러에게도 의미가 깊다. 자신의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바이런넬슨 대회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 또 올시즌 첫 우승이기도 했다. 지난해 마스터스 포함 7승을 쓸어담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커리어 정점을 찍은 셰플러인데 올해는 겨울 집에서 치명적 손바닥 부상을 당하며 대회 출전이 늦었다. 또 이번 대회 전 8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어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시즌 첫 승, 바이런넬슨 대회 우승, 여기에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 우승 등 여러 의미를 담은 승리로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셰플러는 우승 확정 후 "나에게 정말 큰 의미다. 11년전 이 대회가 내 처음 출전한 프로 대회였다. 이런 순간을 위해 평생 노력하고 희생한 것 같다. 정말 특별하다"는 소감을 밝히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리고 시상식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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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주최한 CJ그룹도 함박웃음일 수밖에 없다. 셰플러의 화려한 우승으로 대회가 댈러스 지역을 넘어 미국 전역에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18만명이 넘는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TPC크레이그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대회 역대 최다 갤러리 신기록이었다. 2라운드 비로 인해 6시간 대기를 하는 등 그 악재만 아니었다면 20만명 갤러리 돌파도 충분히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