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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앞두고 퍼터 교체는 미친 짓이었는데..바꾸길 잘했다" 유해란 이번엔 압도적 우승

이데일리 주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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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블랙데저트 챔피언십 26언더파 정상
지난주 퍼터 교체 후 퍼트 안정 찾아
이번 대회 나흘 평균 28.5개..퍼트 불안 사라져
지난겨울 폐렴으로 병원 신세..점점 컨디션 회복
LPGA 통산 3승, 시즌 상금 80만 달러 돌파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메이저 대회에 앞서 퍼터를 바꾼 건 미친 짓일 수도 있었는데, 바꾸길 잘한 거 같다.”

유해란이 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이 된 뒤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이 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이 된 뒤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300만 달러)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첫 승을 장식한 뒤 퍼터 교체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만족해했다.

유해란은 5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아이빈스의 블랙 데저트 리조트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묶어 8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공동 2위 에스더 헨젤라이트(독일), 인뤄닝(중국·이상 21언더파 267타)의 추격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시즌 첫 승이자 LPGA투어 통상 3승째를 거뒀다.

우승의 원동력이 된 건 일주일 전에 바꾼 퍼터였다. 유해란은 지난주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 앞서 쓰던 일자형 퍼터 대신 헤드가 큰 말렛형 퍼터로 바꿨다. 새로 바꾼 퍼터는 곧바로 효과를 보였다. 메이저 대회 1라운드에서 퍼트를 24개만 적어내면서 그린 위에서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상승세가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으로 이어졌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골라내는 무결점 경기로 선두에 올랐다. 샷도 좋았지만, 바꾼 퍼터 효과에 퍼트도 27개만 적어냈다.

그린 위에서 경기력을 되찾은 유해란은 2,3라운드에서도 1위를 지켜 우승을 예약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5타 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나흘 동안 총 114개의 퍼트를 기록한 유해란은 라운드 평균 28.5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유해란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은 아이언샷 능력에서 투어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난해 그린적중률 76.70%로 전체 2위였다. 그러나 그린에서의 퍼트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작년에는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30.23개를 기록해 103위에 그쳤다. 일주일 전에 퍼트를 바꾸면서 2개 대회 연속 퍼트에서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 덕분에 이번 시즌 평균 퍼트 수는 29.81개까지 낮아졌다. 샷이 좋은 데 퍼트에서도 실수가 줄어든 게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바꾼 퍼터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 유해란 “사실 메이저 대회에 앞서 퍼터를 바꾸는 건 미친 짓이었다”며 “그러나 느낌이 좋아서 신뢰가 갔고 바꾸길 잘한 거 같다”고 말했다.

우승 경쟁에서도 퍼트 효과를 봤다. 유해란은 이날 우승 경쟁에서 가장 큰 힘이 된 순간으로 12번홀에서의 파 퍼트를 꼽았다.


그는 “13번홀에서의 이글이 승부를 갈랐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12번홀이 더 중요했다”며 “그 홀에서 어려운 파를 지켜내면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했고,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지난겨울 폐렴에 걸려 치료를 받느라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3월까지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새 시즌 개막 후 6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주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6위로 시즌 첫 톱10을 기록한 뒤 일주일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해란은 “이번 시즌 초반에 몸 상태가 안 좋았다. 그런데 요즘 몸도 좋아지고 체력도 좋아져서 좋은 샷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며 “그 덕에 제 골프를 더 믿을 수 있게 됐고, 오늘의 우승이 큰 의미가 있다”고 기뻐했다.


유해란은 이날 우승으로 상금 45만 달러(약 6억 3000만원)를 추가해 시즌 상금을 80만 3685달러(약 11억 2700만원)로 늘렸다. LPGA 투어 통산 상금은 517만 5598달러(약 72억 5000만원)다.

유해란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는 올해 김아림의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김효주의 포드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3승을 합작했다.

류옌(중국)이 19언더파 269타를 쳐 4위에 올랐고, 신인왕 랭킹 1위 다케다 리오(일본)는 5위(18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주 한국에서 열리는 아람코 팀 시리즈에 출전하는 김효주는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쳐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유해란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유해란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