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대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자원안보가 국가안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극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리적 상황에 따른 러시아와 전략적 이유로 미국이 맞붙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한-러, 한-미 사이에서 기회와 위기요인이 상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열린 제6차 국제북극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북극에서 지정학적·경제적 이익을 체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히며 북극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과 주도권 다툼이 첨예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북극해 해안선의 약 53% 이상을 차지하는 동시에 북극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250만명의 러시아 인구가 북극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또 북극 해저 석유가스 매장량의 약 60%가 러시아 관할 지역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는 2022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57척의 쇄빙선 및 쇄빙 순찰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극 지역이 러시아 연방 전체 영토의 1/4 이상을 차지하며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7%, 수출의 약 11%를 차지해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도 북극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시절인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재집권을 계기로 수사(rhetoric)가 아닌 미국의 공식 정책으로 현실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는 지구온난화로 장기적 측면에서 북극 횡단 해상 운송로의 거점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희토류와 주요 광물 자원이 풍부해 자원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는 미국, 덴마크 두 국가 간의 사안으로 러시아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북극을 잠재적 갈등의 전초기지로 여기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 틈바구니에서 우리에게 위기와 기회가 상존한다. 강부균·김경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해양 국가이자 지리적으로 아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반도 국가로서 북극항로의 부상은 단순한 해상 운송로가 아닌 해상-육상-해상으로 이어지는 복합운송망을 창출함으로써 한국의 해양 경제권 확장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선업도 기회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들이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쇄빙유조선 규모가 45척에 달했다. 종전과 제재 해제에 대비해 한-러 조선업 협력 활성화 방안을 체계적으로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 북극 지역은 LNG·석유·희토류 등 전략자원의 보고인 만큼 자원 부족 국가인 한국은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자원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다만 러-북 밀착, 러-중 북극 협력 강화, 미국의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 참여 요청 등의 위험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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