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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수지만 '살아있는 전설' 최정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LG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선수로 데려온 코엔 윈은 성실하게 KBO리그를 공부하고 데뷔전에 나섰다. 경기에서는 6이닝 3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데뷔전에서 팀에 승리를 안기고 자신 또한 선발승을 챙겼다.
코엔 윈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홈런) 무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에게 선제 솔로포를 내줬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 위기를 벗어난 뒤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코엔 윈은 인상적인 얘기를 했다. 1회 피홈런이 집중력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느냐는 얘기에 "마음을 오히려 더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었다. '웰컴 투 KBO' 같은 느낌이었다. 최정이 홈런을 많이 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대단한 역사를 가진 선수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니까 좋은 타구를 날렸을 것이다"고 말했다. 데뷔전 준비하기도 벅찼을 텐데 최정의 위상까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코엔 윈이 최정에게 맞은 홈런은 최정의 통산 497호 홈런이었다.
코엔 윈은 그러면서 "이것 역시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야 하고, 최정은 강한 타구로 장타를 만들어야 했다. 서로 할 일을 한 것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내 제구가 100%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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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엔 윈은 간접적으로 한국과 인연이 있었다. LG와 kt에서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크리스 옥스프링이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코엔 윈과 투수코치로 만났다. 코엔 윈은 "LG에 가게 됐을 때 코치님과 통화했다. 투구는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해주셨다. 또 내가 최상위 레벨 리그에서도 타자들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던지라고 말씀하셨다. 강한 타구가 나올 때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라고 얘기해주셨다"고 했다.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LG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경험이 있어 팀 적응 또한 아주 빨랐다. 코엔 윈은 "우리 수비가 리그 최고 수준 아닌가. 오지환과 문보경이 까다로운 타구를 잘 잡아줬다. 또 포수 박동원은 리드를 잘해줬다. 내가 흔들릴 때 진정시켜주고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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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하면서 가장 중요한 선발 등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긴장하기도 했다. 야구를 하다 보면 첫 경기가 잘 풀려야 다음을 계획하기 편해진다. 또 한 주의 마지막 경기에 나서게 되면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중요한 경기였다. 긴장감을 해소하려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알아가려고 노력했다. 고향의 친구들과도 얘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차분하게 마음을 정돈하고 경기에 나갈 수 있었다. 결국 야구는 똑같다. 나가서 팀이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
- 6이닝 3실점이면 스스로의 기대 이상인가.
"우선 투구 수를 생각했다. 80구 정도를 생각했고, 그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경쟁력 있는 투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대치를 충족한 것 같다. 그래서 팀이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등판이었다."
- (6주)대체 외국인 선수라는 점이 동기부여에 영향을 끼치나.
"일단 내년에 아시아쿼터가 도입되면 LG에 돌아오고 싶다. LG 팬들도 좋고, 코칭스태프도 훌륭하고 동료들도 잘해준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에르난데스가 빠진 기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다시 왔으면 좋겠다."
-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데.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기도 했고.
"사실 국제대회 특성상 토너먼트에서 매번 다른 팀을 상대하다 보면 이 선수가 어떤 선수이고 그런 것들까지 다 기억하기는 어렵다. 한국전 등판은 기억하지만 누굴 상대했는지 자세히 기억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올해 캠프에 합류했을 때 문보경이 내가 자신을 삼진으로 잡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기억이 났다. 그 뒤에 그걸로 농담을 나누면서 서로 친해질 수 있었다. 인연이라는 게 신기하다."
- 만원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것도 낯선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
"경기 내내 응원전이 펼쳐졌다. 팬들이 이렇게 열심히 응원해 주시는데 나도 더 강하고 열정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경기하면서 중독적이라고 느낀 장면이 있다. 이닝이 끝나고 팬들이 이름을 불러주는데 굉장히 좋았다. 앞으로도 계속 느끼고 싶다. 잠실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그런 에너지를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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