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챔피언십서 생애 첫 메이저퀸
3년 만에 우승…상금랭킹 1위 등극
공황장애·자율신경계 이상 증세 극복
“어버이날 앞두고 엄마에게 진짜 효도
다음 목표는 6월 한국여자오픈 우승”
3년 만에 우승…상금랭킹 1위 등극
공황장애·자율신경계 이상 증세 극복
“어버이날 앞두고 엄마에게 진짜 효도
다음 목표는 6월 한국여자오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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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오른쪽)이 4일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 정용선 씨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제공] |
[헤럴드경제(양주)=조범자 기자] “한때 선수 생활을 더이상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마다 엄마는 늘 제게 말씀하셨죠. ‘괜찮아 괜찮아, 정민아. 거의 다 왔어.’ 어버이날 앞두고 엄마께 효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홍정민(23)이 생애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 여왕에 등극하며 그동안 못한 효도를 했다며 활짝 웃었다.
홍정민은 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5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에프앤씨 제47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홍정민은 지난 2022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꼭 3년만에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자 첫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우승이다. 홍정민은 우승 상금 2억 3400만원을 획득하며 방신실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섰다.
홍정민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서 뜻대로 플레이가 안돼 긴장을 많이 했다. 바람이 이렇게까지 많이 불 거라곤 예상 못했다. 다행히 16번홀에서 버디를 한 후 심적으로 안정됐고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바람 훈련을 위해 4년째 포르투갈에서 겨울 훈련을 했다는 홍정민은 “그냥 강풍은 이겨낼 자신이 있는데 오늘은 바람 방향이 계속 바뀌어 너무 어려웠다. 포르투갈에서 바람 훈련을 많이 하긴 했지만 오늘 경기에선 응용을 못한 것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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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기분좋게 받고 있다. [KLPGA 제공] |
홍정민은 그동안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계 이상 증세로 고생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2022년 첫 우승한 다음 시즌 몸이 급격히 이상해졌어요. 경기 중 걸음을 떼기가 힘들 정도로 많이 아팠어요. 단순히 컨디션 저하가 아닌 것같아 병원에 갔더니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계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100%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지는 않아도 돼요. 필드에서도 원하는대로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거 보면서 많이 극복됐다고 생각합니다.”
홍정민은 증상 완화를 위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연습을 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대회를 복기할 때 너무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자책하면 증상이 더 심해졌다. 장점과 잘 한 부분을 상기시키려고 노력했다”며 “또 공격적인 성향대로 치면 체력 소모가 심했다. 그래서 18개홀 중 공격적으로 쳐야할 홀과 아닌 홀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연습을 했다.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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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공식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
투어 5년차 홍정민은 수차례 우승 경쟁을 했지만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첫 우승 뒤 준우승만 5차례였다.
그는 “2위를 할 때마다 너무 아쉽고 절망감도 있었다. 몸도 아프고 성적도 안좋아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그때마다 엄마가 ‘괜찮아 괜찮아. 거의 다 왔어’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정말 큰힘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 생신이 늘 대회 기간과 겹쳤다. 그때마다 엄마가 ‘너는 언제 효도할래’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어버이날을 앞두고 진짜로 효도했다”며 웃었다.
홍정민은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꼽았다.
그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가장 많이 힘들었던 곳이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였다. 첫날 선두를 했다가도 많이 미끄러졌다. 이번주의 좋은 샷감과 퍼트감을 유지해서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눈빛을 빛냈다.
홍정민은 또 “국내에서 우승을 하면 미국 투어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는데,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내 힘만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라, 스폰서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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