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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李재판 사실상 중단 요구… “조희대 3차 내란” 탄핵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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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선언 윤석열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 모아달라"
[민주 “李 재판 날짜 변경을”]

긴급의총서 “전쟁이나 마찬가지”… 대법원장 청문회-국조-특검도 시사

이재명 “당이 국민 뜻 맞게 처리할것”… 당내 일각 “중도층 포기 위험한 길”

김민석, 김구-조봉암-장준하에 빗대… “이재명을 잃지 않을 것” 발언하기도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와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대법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내란 세력과 그 일당, 아울러 사법 기득권 세력과 사법 카르텔이 합작해 최후의 발악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와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대법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내란 세력과 그 일당, 아울러 사법 기득권 세력과 사법 카르텔이 합작해 최후의 발악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전쟁 중인 것과 마찬가지다. 포탄이 터지는 형국이다.”

4일 오후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을 향해 이 같은 날 선 표현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날 2시간 45분가량 38명의 의원이 자유발언을 이어간 가운데 민주당은 15일로 정해진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 기일 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결정한 이 후보에 대한 재판을 사실상 중단하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서울고등법원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장 탄핵 추진은 헌정사 초유의 일이다. 당 지도부도 조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가능성을 꺼내 들며 압박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대선 경쟁 후보들은 “히틀러보다 더한다”(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민주당이 집단 실성했다”(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을 포기하는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 “김구·조봉암·장준하·노무현처럼 이재명 잃지 않을 것”

이날 의총에서는 “대법원에 의한 후보 자격 박탈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강경파인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7∼9일에 조 대법원장 등을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중진 및 지도부 소속 의원들도 ‘즉각 탄핵’ 목소리를 냈다. 다만 “국민을 설득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일부 제기되면서, 당장 일단 이날은 탄핵 여부를 정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15일로 잡힌 파기환송심 기일뿐 아니라 공식 선거운동 기간 잡혀 있는 이 후보의 재판 일정을 모두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후보 등록 기간 이후에도 사법부의 선거개입이 이어질 경우 당 지도부가 탄핵 등 어떤 수단을 언제 어떻게 쓸지를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이 후보에 대한 재판을 모두 중단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미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한 바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1차 내란, 한덕수·최상목 2차 내란, 조희대 3차 내란이라는 지적에 반박할 수 있는가”라면서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기일을 15일로 지정한 서울고등법원을 향해서도 “대법원의 잘못이 고등법원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라며 “김구, 조봉암, 장준하, 노무현을 잃었듯이 이재명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방검복 입은 李… 피습 우려에 경호도 강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강원 양양군 양양시장에서 상인 및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가 점퍼 안으로 착용한 검은색 방검복(가운데 동그라미)이 보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피습에 대한 우려로 대선 행보 중 악수 등 대인 접촉을 최소화했다. 양양=뉴시스

방검복 입은 李… 피습 우려에 경호도 강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강원 양양군 양양시장에서 상인 및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가 점퍼 안으로 착용한 검은색 방검복(가운데 동그라미)이 보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피습에 대한 우려로 대선 행보 중 악수 등 대인 접촉을 최소화했다. 양양=뉴시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당에서 국민의 뜻에 맞게 적절히 잘 처리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위법한 재판으로 판사가 탄핵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판사 출신 최기상 의원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등 사실상 암묵적 동의의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내란이 끝났냐. 수습이 되는 것 같더니 또 시작이지 않냐”라고 되물으며 “(내란 지속 시도를) 못 하게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 ‘사법부 무력화’ 위한 대법관 10명 줄탄핵 주장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의 후보 자격 박탈 가능성에 대비해 사법부 무력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경우에 대비해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재판 파기환송에 동의한 10명의 대법관을 ‘줄탄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대법원이 워낙 통상을 뛰어넘는 신기에 가까운 압축술을 발휘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도 “대법원이 임의로 시점을 당길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대법관 10명 전원을 탄핵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내에선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과는 멀어지는 길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가 당내 강경파를 제어하지 않는 것 또한 이 후보의 생각 아니겠냐”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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