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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이겨냈다"…공황장애 딛고 일어선 홍정민,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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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홍정민이 시즌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자율신경계 이상과 공황장애라는 심각한 질병을 이겨내고 이뤄낸 값진 결과였다.

홍정민은 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605야드)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7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6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오버파 7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2위 박지영과 지한솔(이상 9언더파 279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22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후 약 2년 11개월 만에 거둔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메이저 대회,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선 첫 승이다.



우승 상금 2억3400만원을 보태며 시즌 누적 상금 3억9224만원으로 방신실을 밀어내고 상금 랭킹 1위에 올랐고, 대상 포인트는 140점으로 3위까지 도약했다.

앞서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던 홍정민이었으나 마지막 라운드는 순탄치 않았다. 1번 홀(파5)부터 보기, 8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까지 흔들리며 2위 그룹의 맹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15번 홀까지는 1타 차로 턱밑까지 쫓겼다.


승부처는 16번 홀(파4)이었다. 세컨드 샷을 홀 5.7m 거리에 붙인 뒤 과감하게 퍼트를 밀어넣으며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다시 2타 차로 벌렸다.

홍정민은 17번 홀(파3)에서 파,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보기 퍼트를 기록해 경기를 마쳤다.



홍정민은 경기 후 "작년에 불안감이 너무 심해 선수 생활을 포기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2023년부터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고, 피부 알레르기와 함께 발걸음을 떼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는 홍정민은 병원 진단 결과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캐디 역할까지 자처한 어머니 정용선 씨와 함께 회복에 매달렸다. 홍정민은 "엄마는 항상 '괜찮아, 거의 다 왔어'라고 말해줬고, 그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전략도 전면 수정했다. 홍정민은 "예전에는 모든 코스를 공격적으로 공략했지만, 이제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는 홀과 그렇지 않은 홀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법을 공부했다"고 했다. 그렇게 자책하지 않는 골프를 배워갔고, 약물 없이도 증상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역시 정신적 시험대였다. 3라운드까지 5타 차 선두였지만, 마지막 날 강풍 속 흔들렸고 중반부터는 1타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홍정민은 "이번에 우승 못 하면 다음에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18번 홀 퍼트 전에는 떨렸지만 잘 극복한 것 같다"고 했다.

홍정민은 우승 후 "생애 첫 우승 같은 기분이다. 어버이날이 곧 다가오는데 어머니에게 효도한 것 같아 기쁘다"고 웃으며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때 너무 힘들었는데, 올해는 경기력을 잘 유지해 그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미국 진출을 모색했던 홍정민은 "해외 무대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며 다시 그 꿈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도 조심스럽게 전했다.

한편, 지한솔은 이날 5언더파 67타로 올 시즌 개인 최고 순위인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지영은 버디 1개 1언더파를 기록했다. 이예원은 4타를 줄여 8언더파 280타로 마다솜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방신실은 7언더파 281타로 단독 6위에 오르며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2위였던 박현경은 이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렸으나 3오버파 75타로 부진, 최종 6언더파 282타 공동 7위로 마무리했다.

사진=KLPGA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