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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3차 내란” 비판···민주당, 탄핵소추는 일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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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의총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논의
박찬대 “국회 합법적 권한으로 사법 내란 진압해야”
당내 우려도···“사법부 독립 인정 안하겠다는 것”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 등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대선개입 대법원 규탄’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있다. 한수빈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 등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대선개입 대법원 규탄’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있다. 한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검토하는 등 대법원의 이재명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에 대한 강경 대응을 본격화했다. 탄핵안 추진을 포함한 대응을 당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파기환송심 진행상황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비상의총 모두발언에서 “국회의 합법적 권한으로 사법 내란을 진압하고 헌법과 국회의 이름으로 제2, 제3의 내란을 막아야 한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권한과 능력, 가용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싸움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비상의총 결과 조 대법원장 탄핵안을 즉각 추진하는 안은 일단 보류됐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장 탄핵을 결정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있다. 국민 여론(공감대)을 획득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의총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도 다수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변인은 “목에 칼이 들어올 때까지 탄핵이라는 가장 최후의 수단을 가동하면 안된다는 신중론이 일부 있었지만, 탄핵을 포함한 대비책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즉각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추진 여부를 가늠할 주요 시점으로는 서울고법이 파기환송심 첫 기일로 지정한 15일 전후가 언급됐다. 일단 파기환송심 연기를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보며 전략을 검토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노 대변인은 “(서울고법의) 부당한 기일 지정에 항의하고 늦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기일 지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모든 대응 방안을 열어놓고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탄핵 외 수단으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국정조사·특검 추진이 거론됐다. 김민석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법원 판결은) 희대의 졸속 정치재판이자 대선 개입”이라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이 후보 사건 상고심 사건을 진행한 것을 놓고 사건 기록 미열람 등 위법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기록조차 안 읽었으면 위헌·위법에 법관 자격 미달의 직무유기”라며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 10명은) 전자문서를 다 읽었는지 묻는 국민 요구에 답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개 사죄 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에서는 강경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판 결과에 대한 비판을 넘어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재판 불복’으로 비쳐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구 여권이 주장하는 ‘민주당 입법 독재’ 프레임에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대선 승리”라며 “사법의 정치화에 대해 지적을 할 수는 있지만 국민에게 안정적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6·3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극단적 지지층은 대법관 탄핵을 원하겠지만, 그보다 더 넓은 50% 이상의 지지층은 아닐 것 같다”며 “(대법관 탄핵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왜 이렇게 당이 앞서 나가는지 모르겠다”며 “(법관 탄핵은) 당이 사법부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압박의 정도를 넘어섰다”며 “우리 당이 사법 질서를 파괴하려 한다는 공감대가 퍼지는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정지를 법에 명문화하는 등 입법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2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주 내용은 ‘피고인이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때에는 법원은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결정으로 공판 절차를 정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개정안 통과 시 이 후보가 6·3 대선 전 확정판결을 받지 않는 한 대통령 당선 시 재판은 정지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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