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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김문수 단일화 국면…여야 모두 'DJP연합' 소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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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6·3 조기대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단일화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DJP연합이 소환되고 있다. 여야 모두 DJP연합을 언급하는데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대선을 앞두고 소위 '빅텐트론'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DJP연합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DJP연합이란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가 대선 한 달 전 후보 단일화를 이뤄 정권을 창출하고, 이후 약 3년간 연립내각을 구성한 것을 일컫는다.

한덕수 후보는 지난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통령 당선 시 임기 3년 내 개헌 작업을 마무리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또 "저에게 가차 없이 쓴소리 하시는 분들, 대선 과정에서 경쟁하시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삼고 초려해 거국통합내각에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한 후보가 전날(3일) 대한민국헌정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DJP연합이 언급됐다. 한 후보의 모두발언 후 한 헌정회원은 "빅텐트를 만들되 DJ(김대중 전 대통령)한테 배워야 된다. DJP연합을 만들어서 권력의 반을 JP(김종필 당시 총재)에 떼줌으로써 당선이 됐다. 과감한 액션을 취해서 반드시 당선되도록 해달라"고 제언했다.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들 모임으로 초당적 단체다.

그러자 한 후보는 "빅텐트가 특정인을 향한 공격의 빅텐트냐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오직 개헌을 위한 빅텐트를 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체적 내란 극복과 민주당의 필승전략'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04.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체적 내란 극복과 민주당의 필승전략'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5.04.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DJP연합이 언급됐다. 한편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총체적 내란극복과 민주당의 필승전략'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대중·김종필·박태준 등이 협력해 '진보·보수 연합'을 이루고 경제와 나라를 살린 DJP연합처럼 헌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건전보수세력과 유연하게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해 상식적인 진보·중도 세력을 아우르는 빅텐트 논의가 확대되자, 민주당에서 건전 보수세력과 힘을 합치겠다고 맞불을 놓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지난달 28일 후보 선출 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과 함께 포스코 초대 회장을 지낸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소도 참배했다. 이 후보는 박 전 총리의 묘소를 방문한 데 대해 "김민석 최고위원의 제안이었다"며 "그분이야말로 DJP연합 그야말로 진보·보수 연합 정권이었고, 소위 통합의 아름다운 열매 같은 존재여서 둘러보게 됐다"고 했다.

구 여권에서는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가 1997년 11월 결성된 DJP 연합과 공통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DJP 연대 설계에 참여했던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가) 손을 맞잡게 한 힘 중 하나는 IMF라는 경제위기의 사전 신호들이었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맞고 있는 최대의 현안 역시 경제위기, 그것도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몰고 올 초유의 경제위기"라고 했다.

이어 "국가리더십의 공백으로 인한 국정불안, 정치불안, 안보불안, 사회불안, 민주주의 위협, 국민분열이 (공통적)"이라며 "이를 회복할 수 있는 경제리더십, 개헌, 국민통합 등이 풀어야 할 숙원이란 점에서 97년의 상황과 지금의 그것이 너무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덕수-김문수 후보간의 단일화를 앞에 두고 DJP 단일화의 역사적 맥락을 다시 소환하고 그 가치와 정신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한 후보는 DJP연합을 통해 탄생한 국민의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IMF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하기도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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