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매경 단독 인터뷰
李 겨냥 “누구도 법 위에 없다
포퓰리즘 정책 지속 불가능”
보수 단일화 “선택 아닌 필수”
김문수·이준석에 손 내밀어
3권분립·약자보호·지방분권
‘3가지 원칙’ 개헌 청사진 제시
포퓰리즘 정책 지속 불가능”
보수 단일화 “선택 아닌 필수”
김문수·이준석에 손 내밀어
3권분립·약자보호·지방분권
‘3가지 원칙’ 개헌 청사진 제시
◆ 2025 대선 레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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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MBN과 첫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6·3 대선에 일단 무소속으로 출마표를 던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4일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완주할 가능성을 일단 배제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부터 첫단추를 꿰기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MBN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공무원 시절의 ‘온건 화법’에서 벗어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강한 어조의 비판도 내놨다.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관들에 대해 탄핵소추까지 검토하는 것에 대해 “대법원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판결을 했다는 것은 망상이고 반지성적 사고”라며 “탄핵 시도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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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대선 출마 후 매일경제신문사와 첫 단독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한 전 총리는 또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고 싶지 않다. 이미 국민이 잘 아실 것”이라면서도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포퓰리즘 중심의 정책 구상은 우리 국가, 국민에 참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또 보수·중도를 아우르는 이른바 ‘빅텐트’ 구축에 대해 “선거연대가 아닌 ‘개헌연대’라고 말하고 싶다”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등과 하루빨리 단일화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모든 방식에 열려 있다. 저 자신의 욕심은 과감하게 버리겠다”며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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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MBN과 첫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다음은 주요 문답 내용.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대외적으로 통상질서가 급변하고, 대내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분열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데 대해 굉장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내부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헌을 해야 급변하는 국제질서에도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총리로서 일해보니 ‘내가 권력을 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은 개헌을 하기 어렵더라. 한마디로 ‘권력을 추구하는 분은 이런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최근 3년 간은 ‘이런 분열과 갈등이 우리 국민이 이룩한 기적을 송두리째 쓸어버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책임감 있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 옳은 것인가.
과연 6월 3일 대선까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그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 국익을 지키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 그렇다면 더 책임 있고 힘든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인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국회와 행정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지 않고는 미래는 없다고 확신한다. 저는 선거에 출마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정치가 어때야 국정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 통합을 유도하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구두 뒷굽이 닳도록 소통하고 의견을 들을 각오가 돼 있다.
―‘권한대행 책임 방기’, ‘내란 공범’ 등의 공세에 대한 생각은.
▷여러 정권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았다. 여러 대통령을 존중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민의 뜻을 가장 존중했다고 확신한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과 다른 정책적 추진을 한 적도 있다.
물론 대통령을 설득 못한 적도 있고 항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국민에게 충격과 고통을 드린 적도 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총리로서 주어진 권한 내에서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총리보다 더 책임있는 자리로 간다면 더 소신 있게 국민과 각계각층을 설득해가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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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MBN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개헌에 대한 구체적 구상은.
▷먼저 3권 분립이다. 권력이 국민을 힘들게 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 첫 번째다. 견제와 균형을 강화해야 한다.
그 다음 ‘국민 동행’의 측면에서 사회적 약자와 인권 보호의 가치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충분히 논의를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분권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수도 이전 등을 포함해 말뿐 아니라 정말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의 내용을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3년 안에 해결된다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 차세대 젊은이들, 노련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저 대신 나서서 이런 제도 위에서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 시간이 촉박한데.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김 후보와 (전화 통화에서)“며칠까지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안 했고 “빠른 시일 내에 보자”는 얘기는 했다.
김 후보는 굉장히 청렴하고, 과거 인권 운동·민주화 운동에 상당한 고통을 감내하며 적극 참여했던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후보와도 이미 통화했다. 나는 하버드대 대학원을 나왔고, 이 후보는 학부를 나왔는데 학부에서 공부하는 게 훨씬 어렵다.
지난번 대선에서 호남에 가서 열과 성을 다해 “같이 가자”고 호소하는 것을 감명 깊게 봤다. 정말 훌륭한 분이고, 같이 하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이준석 한 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올바른 정치인에게는 제가 가진 이런 생각의 기틀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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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왼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앉아 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후보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주형 기자] |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등을 탄핵하는 방안을 검토하는데.
▷당장 그만둬야 한다. 그런 일은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탄핵을 추진하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법원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선고를 내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생각은 망상이다.
최근 어떤 분이 ‘대법원 판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느냐’고 물어서 “제가 거기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도,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우리나라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그런 나라일 거라 생각하는 사고는 확증편향이고 반지성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있어선 안 되는 사고방식이고 5000만 국민을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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