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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던 나라서 보호하는 나라로…K-유산 기술로 중·일 넘는다

머니투데이 오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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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던 나라서 보호하는 나라로…K-유산 기술로 중·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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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3.0%.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페루 마추픽추·이집트 신전·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이들 문화유산의 공통점이 있다. 우리 유산 관련 기술로 복원·보존·연구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산 관련 기술은 이탈리아나 중국, 일본 등 문화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우리나라도 무서운 속도로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강력한 디지털 경쟁력은 다른 국가가 따라하기 힘든 우리나라만의 장점이다.

4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우리 기술을 사용해 보존·관리하는 해외 문화유산이 점차 늘고 있다. 페루의 마추픽추가 대표적이다. 잉카문명을 상징하는 마추픽추는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다. 국가유산청은 안전상황 진단과 훼손 예방 조치, 디지털화, 보수 등을 아우르는 문화유산 보존·활용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집트에서도 우리 기술을 사용해 성과를 거뒀다. 이탈리아나 일본 등 세계적인 문화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국전통문화대는 이집트 유물최고위원회(SCA)와 협력해 룩소르 지역의 라메세움 신전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 전통문화대는 이집트에 문화유산 보존과 관리, 활용을 목표로 한 데이터화와 기술 교육 등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앙코르 와트가 있는 캄보디아나 베트남 왕들이 사용하던 탕롱황성, 라오스의 홍낭시다 사원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모두 우리 기술의 덕을 봤다. 불과 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관련 규정과 예산이 없어 유네스코가 석굴암의 수리·보존을 지원하고 파주 말레이지아교의 건립을 지원하는 등 원조를 제공받던 것을 감안하면 대조적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ODA 지원을 받는 대상 국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며 "문화재 복원 노력의 결실인 미륵사 복원사업을 계기로 우리 유산 기술의 수준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국가유산 전문가들이 지난해 12월 이집트의 라메세움 신전 탑문 서측 발굴조사를 수행하는 모습. / 사진 = 국가유산청 제공

우리 국가유산 전문가들이 지난해 12월 이집트의 라메세움 신전 탑문 서측 발굴조사를 수행하는 모습. / 사진 = 국가유산청 제공



문화예술계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과 유산 보존을 결합한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견줘도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AI(인공지능)을 활용해 유산을 재구성하거나 3D 기술로 복원·도면화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은 개발도상국에서 협력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디지털 복원은 완전히 소실된 문화유산이라도 과거의 모습 그대로 되살릴 수 있어 잠재력이 높다.


국가유산청은 ODA 사업을 점차 확충해 세계적 문화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국가유산청의 ODA 분야 예산은 131억원으로 2년 전(48억원)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이외에도 국제기구의 세계·무형유산 신탁기금 지원에 23억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 건립·운영에 45억원을 투입하는 등 국제지위를 강화해 나간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 확산을 통한 국가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국제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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