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해 리그 유일의 팀 타율 3할(.301)을 기록했고,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0.828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팀 OPS가 0.800 이상인 팀은 KIA가 유일했다. 타선이 언제든지 득점을 뽑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투수들의 투구도 달라진 점이 있었다. 조금 더 편하게 경기가 가능했고, 설사 지더라도 마지막까지 상대의 진을 빼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양상이 달라졌다. KIA는 3일 현재 시즌 31경기에서 팀 타율 0.247에 머물고 있다. 리그 평균(.254)보다도 못한 리그 6위다. 팀 OPS 또한 0.728로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안 된다. 저득점 경기가 많아지다 보니 이번에는 마운드가 쫓길 수밖에 없다. 1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경기 내용에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득점이 나지 않으니 팀 분위기도 살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자 핑계를 댈 수 있었다. 이건 부정할 수 없다. 김도영(햄스트링), 박찬호(무릎), 김선빈(종아리)이 차례로 빠졌다. 이들 없이 많은 경기를 해야 했다. 이들이 돌아오니 이번에는 나성범(종아리)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한 시즌 내내 베스트 라인업을 꾸려본 적이 1~2경기 정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 모두 돌아온 상황에서도 타선이 쉬이 터지지 않는다.
하위타순 한 자리를 차지하는 포수 공격력이야 그렇다 쳐도, 공격에서 힘을 내줘야 할 외야수들의 부진이 눈에 들어온다. 현재 KIA 외야는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주전으로 꾸준히 나서고 있는 최원준 이우성의 타격이 지난해만 못하다. 쏠쏠하게 활약했던 이창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금까지 휴업 상태다. 백업 선수들의 활용도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떠나, 일단 주축으로 기대했던 선수들의 타격이 잘 되지 않으니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진다.
이범호 KIA 감독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3일 광주 한화전(우천취소)에 앞서 “그게 참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 감독은 “(최)원준이도 그렇고, (이)우성이도 그렇고, (한)준수도 그렇고 타격 훈련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하는데 조금 안 올라오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그 선수들을 빼자니 다른 대안들이 크게 없다. 이 선수들이 살아나는 게 첫 번째 목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본인들도, 타격 파트에서도 어떻게 빨리 이것을 극복해서 올라올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닌, 30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30경기 정도를 했으면 지금은 확실히 올라와줘야 하는 시기는 충분히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냥 기다리지는 않겠다는 의사가 느껴졌다.
나성범과 이창진이 당장 돌아올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현재 주전급 선수로 비중이 높아진 오선우, 그리고 백업으로는 박정우 김호령이 있다. 다만 박정우 김호령은 공격보다는 수비와 주루 쪽에서 자신들의 임무가 있는 선수들이다. 이 감독은 패트릭 위즈덤의 외야 기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결국 기존 주축 선수들의 부진에 계속된다면 2군에서 뭔가의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주전 선수들의 타격감이 빨리 올라오는 게 가장 좋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KIA도 어떤 움직임을 취할 수밖에 없다. 30경기가 지나간 만큼 그 결정의 시간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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