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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거룩한 밤' 서현, 단단하게 쌓은 마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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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찾아내는 능력 가진 퇴마사 샤론 役
"현실의 서주현 잘 관리하며 새로운 것 도전"


가수 겸 배우 서현이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서현이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서현의 필모그래피는 다채롭다. 이는 소녀시대 막내로 데뷔해 지금까지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치열하게 달려온 결과물로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며 일상과 일의 밸런스를 찾은 덕분이다. 이에 힘입어 이번에도 지금껏 해보지 않았던 결의 캐릭터로 극장에서 개봉하는 자신의 첫 상업영화를 선보이게 된, 두 가지의 유의미한 결과를 동시에 안겨준 '거룩한 밤'을 완성했다.

서현은 지난달 30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 이하 '거룩한 밤')에서 악마를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 샤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개봉을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서현은 2021년 촬영을 끝내고 약 4년 만에 작품이 개봉하게 된 것에 관해 "CG가 되게 중요했기에 시간이 걸려도 완성도 있게 나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극장에서 개봉하는 자신의 첫 한국 영화를 본 소감으로 "스크리너로 보고 상영관에서도 봤는데 큰 화면으로 보니까 CG의 디테일함이 잘 보여서 훨씬 좋았다"고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평소 오컬트물을 즐겨보지 않았지만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고 바로 출연을 결정할 만큼 매력이 컸던 '거룩한 밤'이다. 서현은 "다크히어로물을 기반으로 한 오컬트 액션물이고 동서양의 구마를 결합시킨 구마를 하는, 우리나라의 마블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샤론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작품에 끌린 지점을 설명했다.

서현은 악마를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 샤론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서현은 악마를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 샤론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분)와 샤론, 김군(이다윗 분)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다. 이 가운데 샤론은 악마의 존재를 느끼고 찾아내고 퇴마하며 팀의 중심이 되는 인물로, 이를 만난 서현은 여러 오컬트물을 참고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그는 '오컬트 마니아' 임대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자신만의 샤론을 탄생시켰다.

"어떠한 걸 참고하면 모방하게 될 것 같았고, 나만의 캐릭터를 잘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자칫 잘못하면 일차원적으로 세기만 한 인물이 될 것 같아서 인간미 있는 부분을 찾아보려고 했고요. 본인은 웃기려고 한 행동이 아닌데 주변에서 '너 왜 그래?'라고 묻는, 약간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걸로 성격을 잡았어요. 저도 예전에 '엉뚱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제 모습을 녹여내면서 귀엽고 인간적이고 시크한 인물을 만들려고 했죠."


샤론으로 분한 서현은 화려한 스타일링을 찰떡같이 받아내며 눈을 뗄 수 없는 비주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고, 악의 기운을 느끼는 섬세한 손길과 고대어로 외우는 주문 등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독보적인 캐릭터로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더하고 덜어내는 여러 시도 끝에 지금의 샤론을 완성했다는 그는 "만족도가 되게 높다. 현장이 좋다고 모든 작품이 잘 나오는 건 아닌데 이번에는 현장 만족도도 최상이었고 작품 퀄리티도 높다고 생각한다. CG로 표현된 제 눈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껏 해보지 않았던 결의 캐릭터를 만난 서현이다. 이를 자신에게 건넨 마동석을 향해 무한한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낸 그는 "선배님께서 제 작품을 찾아보셨는데 제 얼굴이 다양했고 샤론과 이미지가 맞지는 않지만 이를 잘 해낼 것 같은 배우에게 주고 싶었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친분이 없었는데 선배님은 후배를 키우려는 마인드가 있으시더라. 저도 선배님 같은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현(위쪽 사진의 왼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마동석에 관해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서도 너무 좋은 분이라는 걸 많이 느꼈고 저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서현(위쪽 사진의 왼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마동석에 관해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서도 너무 좋은 분이라는 걸 많이 느꼈고 저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마동석의 현장, 그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서현이 바라본 마동석은 주연으로서 빛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작품의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는 배우이자 제작자였다.


특히 샤론이 돋보여야 한다는 말이 감동이었다는 그는 "선배님을 보면서 저를 되돌아보게 됐다.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서도 너무 좋은 분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며 "악령을 물리치는 연기를 하다 보니 담에 걸리고 목에서 피 맛도 났다. 좋은 컨디션에서 여러 샷을 찍어야됐는데 피지컬 팀을 붙여 주셨다. 체력적으로 멘탈적으로 다 의지할 수 있었고 나만 잘하면 되는 환경이었다. 밥차도 맛있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현장이 정말 최고였다"고 회상했다.

"선배님의 재치 있는 애드리브와 유머가 진짜 부러워요. 선배님은 타고났는데 노력까지 많이 하는, 노력형 천재에요. 복싱을 잘 모르는 분들은 다 똑같아도 생각할 수 있는데 한국식과 러시아식 등 다 다른 기술이더라고요. 옆에서 설명을 듣는데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관객들도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는 걸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선배님은 정말 일밖에 모르시는 분이거든요."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서현은 '다시 만난 세계' 'Gee(지)' '소원을 말해봐' 'Lion Heart(라이온 하트)'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매하며 레전드 걸그룹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2013년 '열애'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딘 그는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시간' '사생활' '징크스의 연인', 넷플릭스 '모럴센스' '도적: 칼의 소리'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변주를 꾀하면서 다채로운 얼굴과 함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감사한 작품들이죠. 많은 배우가 다양한 걸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로 굳혀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겹치는 게 많이 없었던 만큼 앞으로도 '열일' 해야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 자신이 고갈되지 않고 현실의 서주현도 잘 관리하면서요. 지치거나 본체가 흔들리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안에서 자극을 주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고인물처럼 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서현은 "30대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일에 대한 강박이 없어지면서 여유롭게 행복을 누리면서 살고 있다"고 지금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서현은 "30대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일에 대한 강박이 없어지면서 여유롭게 행복을 누리면서 살고 있다"고 지금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올해로 데뷔 19년 차를 맞이한 서현은 데뷔 이후 이렇다 할 부정적인 이슈 하나 없었던 연예인으로, '바른 생활의 아이콘'이자 '모범생 이미지'를 견고하게 쌓았다. 바른 생활은 맞지만 강박이 있지는 않다는 그는 30대에 접어들면서 보다 여유로워진 자신의 이야기도 솔직하게 들려줬다. 서현은 "일거수일투족이 도마 위에 올라가는 직업이기에 책임감을 가져야됐고 누군가는 제 행동을 따라 할 수도 있기에 늘 조심했다. 개인적인 욕심보다 책임감을 갖고 살았고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30대가 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모든 경험이 축적되면서 가치관이 분명해지고 선이 생겼고 조이지 않아도 저를 놓치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어요. 소녀시대로 활동할 때 제 인생이 소녀시대였고 인간 서주현의 삶은 포기했었거든요. 그렇기에 논란이 생기지 않아서 불행하지는 않아요. 이를 통해 느낀 건 어느 정도 일상의 밸런스를 맞춰야된다는 것이죠.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살다가 시야가 넓어졌달까요. 30대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일에 대한 강박이 없어지면서 여유롭게 행복을 누리면서 살고 있어요."

그렇게 강아지와 산책하고 스케줄이 없을 때는 10시간씩 피아노를 치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서현이다. 이를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팬들도 떠올린 그는 "최근에 입덕하신 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오래됐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넘어서는 끈끈함과 애틋함, 신뢰가 있다"며 "수많은 연예인 중에서 저를 좋아하고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고마움을 느낀다.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건 팬들과 소통하면서 저의 길을 잘 가는 거라고 생각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배우로서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였지만 앞으로 가수 서현을 볼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그는 "멤버들과 뭉칠 기회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솔로로도 나올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열어두고 있다. 저는 나오면 좋은 퀄리티로 나오고 싶다. 저도 팬들도 기대치가 있을 거고 이에 부합하거나 뛰어넘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싶다. 그런 음악을 찾게 된다면 언제든지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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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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