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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강' 못 넘은 국힘…'김덕수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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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 만든 스타' 김문수 전략 분석
국힘, 56.53%로 대선 후보 김문수 선출
당원투표 22.5%p 앞서…'반탄' 막판 결집
金 최대 약점 '극우 이미지·약한 중도 확장력'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전략으로 보완
金, '빅텐트'에 '극우' 자통당도 열어둬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제5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제5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탄'(탄핵 반대)의 대표 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경선이 점차 진행되면서 '찬탄'(탄핵 찬성) 한동훈 전 대표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막판 당심이 김 후보로 결집하면서 끝내 '탄핵의 강'은 넘지 못했다.

특히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언급한 이른바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본인에게 부족한 '중도 확장력'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국힘, 56.53% 김문수 선출…'탄핵의 강' 못 넘다

3일 국민의힘은 제5차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득표율 56.53%로 김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경쟁자였던 한 전 대표(43.47%)와는 13.06%p 격차였다. 득표수로는 김 후보가 45만5044표, 한 전 대표가 34만9916표로 10만5128표 차이였다.

당락은 당원 투표에서 확연히 갈렸다. 이번 경선 룰은 '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였는데, 김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61.25%를 얻어 38.75%를 받은 한 전 대표를 22.5%p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51.81%를 기록하며 한 전 대표(48.19%)를 3.62%p 차이로 제쳤다. 다만 '역선택 방지' 장치를 적용,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당심'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선이 진행되면서 한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가 나오는 등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당심이 김 후보로 쏠리면서 끝내 '탄핵의 강'은 넘지 못했다. 위기감에 '반탄파'가 막판 총결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극우' 자통당 창당 이력 金…계엄이 낳은 스타로 대권까지

김 후보는 말 그대로 '계엄이 낳은 스타'다. 그가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게 된 배경엔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계엄 사태에 사과하지 않고 '꼿꼿'하게 버텼기 때문이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반탄'으로 지지층이 결집했고, 이는 그대로 김 후보 지지율로 이어졌다.

경선이 시작된 뒤에도 김 후보는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꼿꼿문수'로 이름 지은 뒤, '반탄파'의 대표 주자로 포지셔닝했다. 4명으로 압축하는 1차 경선에서 '반탄파' 후보 중 하나였던 나경원 의원이 탈락한 이유를 두고도 김 후보와 표가 갈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김 후보는 8명 → 4명 → 2명 → 1명으로 점차 후보가 압축되는 과정에서 반탄파를 전부 흡수했다. 나 의원은 본인의 지지세력과 함께 김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 인사들 대부분도 김 후보 쪽으로 옮겨갔다.


다만 '극우' 이미지는 김 후보의 최대 약점이었다. 그는 과거 탈당해 '극우' 정당인 자유통일당을 창당, 대표까지 역임했다가 윤석열 정부에 기용되면서 5년 만에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으로 돌아왔다.

끝까지 계엄 선포 행위를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옹호하는 모습에 당 내부에서도 "중도 확장성이 없어 본선 경쟁력에서 뒤진다"는 부정적 여론이 존재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金 최대 약점 '극우 이미지·중도 확장성'…한덕수 단일화로 보완

하지만 김 후보의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해 준 전략이 이른바 '김덕수(김문수+한덕수) 프로젝트'다. 김 후보는 경선 전부터 '한덕수 단일화'를 띄웠다. 당내에서 '한덕수 대망론'을 강하게 주장하던 박수영 의원을 캠프의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일관되게 '단일화 가능성' 메시지를 내놨다.


김덕수 프로젝트의 핵심은 당 바깥에서 한덕수 전 총리가 무소속으로 출마, 중도층과 호남층의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김 후보가 당의 최종 후보가 된 뒤 단일화 작업을 통해 빅텐트를 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의 부족한 중도 확장력을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로 채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 이 같은 전략이 당원투표에서 김 후보가 한 전 대표를 크게 앞선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에 비해 한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단일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당의 최종 후보와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이 표심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덕수'에서 비롯한 이른바 '반이재명 빅텐트' 전략이 본선에서까지 통할지는 미지수다. '반이재명'이라는 명목으로 텐트 안에 '극우' 세력까지 들어올 경우 애초 목표했던 중도층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날 후보로 선출된 뒤 기자간담회에서 '반이재명 전선을 위해 자유통일당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나'란 질문에 "반 이재명(에 동의하는) 모든 후보, 모든 부분과 넓게 빅텐트를 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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