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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제5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머리 위로 꽃다발을 들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김문수 고용노동부 전 장관이 3일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이 보는 양측의 단일화 골든타임은 오는 7일로 남은 시간은 불과 사흘뿐이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한 후보와 통화했지만, 구체적인 회동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덕수 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확정 직후 한덕수 후보가 먼저 전화를 드렸다. 약 10분간 축하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한 후보가 통화 중 '이른 시일 내 뵙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고, 김문수 후보도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통화에서 구체적인 회동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화 시점에 대해선 "단일화하는 이유를 생각한다면 시간 끌 필요 없이 후보 등록 전에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모두가 보고 있다"며 "일주일 조금 더 남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중앙선관위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인 오는 7일을 적기로 보고 있다. 남은 시간은 불과 사흘이지만, 정치권에선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기간 안에 단일화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후 두 번째 마지노선으로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이 꼽힌다. 다만 2차 마지노선 역시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다. 이 기간 안에 후보가 정리되지 않으면 국민의힘 번호인 2번을 부여받지 못할 수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보수 진영에선 후보 단일화 및 반명(反이재명) 전선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김 후보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최종 후보에 오른 것도 당원들의 이런 표심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선 방식과 빅텐트 핵심 인물의 합류 등 단일화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이어질 수 있어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단일화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식은 여론조사를 통해 이뤄진 2002년 '노무현-정몽준식 단일화'다. 특히 여론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조사를 위한 세부 문항 같은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신경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토론을 치를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다만 한 후보는 전날 오후 TV조선 뉴스에 출연해 김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에 대한 질문에 "힘을 합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젊은 세대에게 잘 물려줄 수 있다면 그 방식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간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김 후보가 최근 단일화 입장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점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2일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총리가 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캠프 차원에서 사전 조율이 있었냐는'는 질문에 "우리하고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와의 협상 등에 대해선 "단시간 내에 보든지 또 서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법리스크 재부상으로 정권 재창출의 기대감이 커지자 김 후보가 유리한 정세 변화를 발판 삼아 단일화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움직임도 핵심 변수다. 구(舊)여권에선 이준석 후보를 반명 빅텐트의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최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후보를 향해 "(과거 성 상납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린 일과 관련해) 사과를 적극 검토할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말하며 끌어안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 후보가 빅텐트에 합류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최근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묻지마 단일화'에 응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다. 권력의 핵심에서 호의호식하며 망상에 젖어 있던 사람들과 손을 잡는 것은 국민의 상식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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