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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남의 집 사정을 봐줬다가 팬들에게 분노의 화살을 제대로 맞았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4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2024-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를 치른다.
양팀 모두 리그 성적이 최악이다. 웨스트햄은 승점 36점으로 17위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21점)와 16점 차로 이미 잔류가 확정됐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다.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웨스트햄(16패)보다 더 많은 19패를 기록 중이다. 역대 최다패를 새로 쓸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승점 37점으로 16위지만, 서로 큰 차이는 없다.
그나마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4강에 올라 2일 홈에서 보되/글림트(노르웨이)에 1차전을 3-1로 이겨 놓았다. 9일 2차전에서 비기거나 0-1로 패해도 합계 점수에서 앞서 결승에 진출한다.
올 시즌 양팀은 8라운드에서 격돌했다. 당시 웨스트햄이 모하메드 쿠두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데얀 클루세프스키, 이브 비수마, 손흥민의 골로 4-1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쏟아냈던 웨스트햄 팬들 앞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대결이다.
잔류 외에는 딱히 동기부여가 없는 웨스트햄 입장에서는 토트넘과는 자존심 싸움이 최선이다. 전반기 만남에서 대패한 것에 대한 복수도 필요하다.
웨스트햄은 전력 손실이 일부 있다. 미카엘 안토니오가 교통사고로 이탈해 있고 크리센시오 수메르빌도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나가 있다. 토트넘 이적설이 도는 자로드 보웬 정도가 쿠두스, 루카스 파케타, 토마스 수첵 등과 함께 대응한다.
놀랍게도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토트넘의 UEL 결승 진출을 기원했다. 이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웨스트햄전을 치르고 보되/글림트 원정을 떠다니 힘을 빼고 나서길 바란 것으로 보인다.
영국 대중지 '익스프레스'는 '포터 감독이 토트넘이 UEL 결승 진출을 바란다고 고백해 웨스트햄 팬들의 분노를 샀다'라며 분노가 넘치는 팬들의 분위기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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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성적 부진으로 훌렌 로페테기를 경질하고 포터를 선임한 웨스트햄이다. 그렇지만,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고 잔류권 마지노선만 지킨 웨스트햄이다. 팬들이 곱게 볼 리 없을 터,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의 행운을 바랐으니 속이 터지고도 남을 일이다.
포터 감독은 "그들은 힘든 시즌을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대화를 해보니 부상자가 많았고 어린 선수들이 나선 것이 (리그 성적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물론 리그에서는 용서받기 어렵겠지만, 유럽클럽대항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들이 결승에 오르기를 바란다"라고 기원했다.
보되/글림트와의 2차전을 잘 치른다면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를 1차전 원정에서 3-0으로 이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통계 업체 '옵타'는 맨유의 결승행 확률을 97%, 토트넘을 91%로 봤다. 결승 대진 성사도 88%나 된다고 봤다.
남 좋은 일에 무운을 바란 포터의 말은 웨스트햄 팬들의 비판을 샀다. '스카이 스포츠'는 '웨스트햄 팬들은 포터 감독의 발언이 알려지자 성난 댓글을 달았다. 당신은 어느 팀 감독이냐는 말부터, 부러우면 토트넘 감독을 하라, 당장 웨스트햄을 떠나라는 등의 글도 있었다'라며 험악한 상황임을 전했다.
토트넘전에는 6만 2,000여 관중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야유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는 "나이가 들어 그런가 (언론이) 무슨 생각을 해도 신경을 덜 쓴다. 제 자신 그 자체로 있는 것이 행복할 뿐이다. 팬들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지만, 더 잘하겠다는 열망이 있는 팀이라 그렇게 느낀다"라며 반시즌 동안 팀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음을 전했다.
토트넘은 2차전 준비를 위해 웨스트햄전에 선수단 이원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리그 최다 패배 가능성이 있지만, 실리를 위해 기록은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다. 웨스트햄 팬들 입장에서는 토트넘이 1.5군급 구성해서 나와 이기지 못하면 더 속이 터질 가능성도 있다. 환경적으로 나쁜 상황에서 남의 집 잔치가 흥행하기를 바랐으니, 열이 나고도 남을 수밖에 없는 웨스트햄 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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