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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신 김문수 택한 보수…'한덕수 단일화' 약속이 승부 갈랐다

머니투데이 김훈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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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후보자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고양=뉴스1) 이광호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후보자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고양=뉴스1) 이광호 기자



국민의힘은 내부 결집을 선택했다.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은 다가오는 6·3 조기대선을 치르기 위해선 우선 당의 결속이 필요하다는 보수 지지층의 판단이 작용 결과로 풀이된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김문수 후보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 당원과 보수층 민심을 끌어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문수 후보는 3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당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예비후보를 누르고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됐다. 당원과 민심 각각 50%씩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당심과 민심 56.53%(45만5044표)의 지지를 얻어냈다.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찬탄'(탄핵찬성)과 '반탄'(탄핵반대) 구도로 치러졌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8인이 치른 1차 경선 결과 '반탄파'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찬탄파' 한동훈-안철수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하면서 찬탄과 반탄 구도가 명확해졌고 결선에서도 양측 진영의 대표 격인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맞붙었다.

김문수-한동훈 후보의 결선은 내부 결속을 원하는 당심과 대선 경쟁력인 중도확장성을 원하는 여론의 맞대결로도 해석됐다. 김문수 후보는 대다수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당심을 앞세웠고, 한동훈 후보는 자신의 팬덤인 '위드후니'를 비롯한 일반 여론의 지지를 내세웠다.

결국 이날 결선 결과는 김 후보의 '당심'이 한 후보의 '여론'을 앞섰다는 의미다. 지난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를 치유하고 당의 결속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대선도 가망이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김문수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평가받았던 '중도확장성'은 한덕수 전 총리 등 반명 '빅텐트'(정치 세력 간 연합) 구성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있는 선택이다. 실제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이번 결선에서 중도확장성에 따라 민심 50% 여론조사 결과가 갈릴 것으로 분석했는데, 김문수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과반인 51.81%(환산득표 20만8525표)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곧바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 간 단일화 협의를 통해 본선 경쟁력에 해당하는 중도 확장성을 확보하고 반명 빅텐트의 구심점을 세우는 것이 국민의힘의 이번 선거 전략이다.

김 후보는 5월초 황금연휴가 끝나는 대로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캠프 실무자 사이에선 연휴 중 물밑 협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마감 기한인 오는 11일까지 양 후보 간 토론, 여론조사를 거쳐 후보를 결정해야 단일화 후보가 국민의힘 선거 기호인 '2번'을 달고 대선에 나설 수 있다. 양측이 11일까지 협의를 이루지 못해 각자 후보자 등록을 할 경우 이후 단일화에 성공해도 표 분산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뿐만 아니라 반명 빅텐트를 성공적으로 구성하기 위해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나머지 대권 주자를 포섭하는 과정도 있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전당 대회 직전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 사과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지도부의 사과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이준석 후보가 빅텐트 구성에 함께할 길을 열어뒀다는 의미로, 당 대선 후보에게 협상의 공을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극우 이미지 극복 △윤석열정부 이후 심화된 사회 갈등 해법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여부 △12·3 비상계엄에 대한 평가 △개헌에 대한 입장 △집권 시 여소야대 정국을 풀어낼 정국 구상 등의 변수도 조기 대선에서 김 후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당 대선후보 선출 직후 수락연설에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며 "국민과 우리 당원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이번 경선에서 '김덕수'(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합성어) 마케팅을 한 김문수 후보를 선출했다는 것은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김문수-한덕수 양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해 시너지 극대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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