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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개헌 말 바꾸기, 국민에 대한 중대 범죄"…이재명 정조준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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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개헌 반대시 준엄한 심판 있을 것…특정인 향한 빅텐트 아닌 개헌 빅텐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다른 문제는 말 바꿔도 되지만 헌법 개정 의지와 개정 내용을 하루 아침에 말 바꾸면 국민에 대한 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3일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 헌정회를 찾아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한 헌정회원들을 예방한 자리에서 "헌정회에서 중립적 위치에서 개헌 논의를 계속 해주시고 지방까지 다니면서 개헌 필요성을 말씀해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동의하는 듯하다가 말을 바꾼다. 그분들이 정치세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이재명 후보는 과거 수차례 임기 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지난달 7일 "지금은 개헌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 내란극복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을 바꿨다.

한 전 총리는 "권력을 목표로 하는 한 개헌은 본인의 이해관계와 상황에 따라 아무렇지 않게 말을 바꾸고 집행을 안 했다. 권력을 탐하는 세력이 개헌을 하는 한 개헌은 만들어질 수 없고 설사 누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완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헌 문제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특히 지난 몇개월 동안 국민의 고통을 보면서 더이상 미뤄선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믿게 됐다"며 "저희가 정치적인 상황에서 좋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면 전폭적으로 헌정회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개헌에 대한 접근이 아니고 국제적인, 국내적인 우리의 문제의 근본을 이루는 제도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 국방, 외교 모든 문제에 우리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당신이 저 거대야당을 설득할 수 있냐 (묻는다면)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냐면 이 일은 한두 정치세력이 할 수 있는 문젠 아니다. 우리 국민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국민을 위하고 국민에 의한 개헌을 하자는데 반대하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제가 정부에 다시 복귀한다면 정부의 큰 세력으로서 적극적으로 헌정회와 국민과 힘을 합쳐서 이 일을 꼭 해낼 것"이라고 했다.

좌중에선 "옳소"라는 호응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 전 총리는 "저는 이 일을 해내고 즉각 하야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1997년 통상산업부 차관으로서 정대철 헌정회장과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쳤던 때를 떠올리며 "저는 지금의 위기가 그때의 위기보다 절대 못하지 않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 땐 외환이 부족해서 부도 직전까지 갔지만 국제경제가 엄청 좋았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이 쭉쭉 늘어나서 400억불의 흑자를 냈다. 국내정치는 지금처럼 극렬하게 대립과 갈등의 쪽으로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국내정치가 그런 일들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고 있다. 더 중요한 건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고 있다.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고 있다.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한 전 총리는 "진정한 개혁 없이 경제를 다시 회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경제성장률) 1%, 1.5% 언저리에서 터덕터덕하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 능력으로 보면 3~4%의 성장잠재력을 다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한테 치명적이고 중요한 개혁들이 이제는 개헌을 통하지 않고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개헌을 통해서만 진정한 통합과 협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몇 번의 집권 경험을 갖고 있다. 그것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기대했다"며 "요즘 보면 아니다. 오로지 개헌을 통해서 제도적으로 디딤돌이 되는 걸 만들지 않고선 이제는 안 되는 여건이 됐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DJP 연합을 만들어 권력의 반을 JP에 떼줬던 것처럼 과감한 액션을 취해서 빅텐트를 만들라'는 헌정회원의 제안에 "빅텐트가 특정인을 향한 공격의 빅텐트냐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빅텐트란 말을 우리가 쓸 수 있다면 개헌을 위한 빅텐트"라며 "그것 외엔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좌중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범보수 빅텐트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한 '반명 빅텐트'로 불리는 데 대해서 개헌을 위한 빅텐트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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