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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저격한 한덕수... "개헌 말바꾸기, 국민에 대한 중대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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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출마 선언한 한덕수, 헌정회 방문
"개헌 반대하는 세력엔 국민 심판 있을 것"
구체적 개헌 구상엔 말 아껴... "룰 오브 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3일 "헌법에 대한 개정 의지나 내용에 대해 하루아침에 말을 바꿔버리면 국민에 대한 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헌 의지를 드러냈다가 입장을 바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권력을 탐하는 세력은 개헌을 할 수 없다. 문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개헌에) 동의하는 듯하다가 말을 바꿔버리는 정치 세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하기 위해 헌정회를 찾았다. 정 회장은 한 전 총리의 경기고-서울대 선배다. 그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해왔다.

한 전 총리는 전날 출마 선언과 마찬가지로 이날 자신의 '개헌 의지'를 첫 손에 꼽았다. 한 전 총리는 "정부에 다시 복귀한다면 국민과 힘을 합쳐서 개헌을 꼭 해내고 즉각 하야하겠다"며 "개헌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개헌 작업을 끝내면 임기 3년차에 '하야'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3년을 목표로 개헌과 통상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통합,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의 제도를 충분히 보충한 다음 대통령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개헌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아이디어가 있지만 말씀드릴 순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큰 틀에서 "삼권 분립, 진정한 법치주의, 룰 바이 로(Rule by Law)가 아니라 룰 오브 로(Rule of Law)를 제대로 하는 체제가 되도록 내용을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 전 총리는 보수 진영 최대 화두인 '반(反) 이재명 빅텐트'에 대해 "우리가 왜 특정인에 대해 빅텐트를 쳐야 하냐"며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예상되는 보수 진영 대선 주자 간 단일화가 단순히 이 후보 한 사람만을 견제하기 위한 이합집산으로 비치는 걸 경계한 발언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오래지 않은 시간에 말씀드릴 수 있길 희망한다"며 "개헌과 관련해 큰 연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한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지난해 비상계엄 직후 '안가 회동' 논란을 빚은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일에 대해서는 "범죄행위가 있다면 사법적 절차에 따르면 된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오히려 한 전 총리는 "모 정치인은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형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대선에 출마한다고 한다"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