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체포안 통과, 흉기 테러, 유죄 판결까지...시련 속에 강해진 이재명의 3년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원문보기

체포안 통과, 흉기 테러, 유죄 판결까지...시련 속에 강해진 이재명의 3년

서울구름많음 / 0.0 °
[the300]

[속초=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강원도 속초중앙시장에서 상인 및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5.05.0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속초=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강원도 속초중앙시장에서 상인 및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5.05.0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대법원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유죄취지의 파기 환송을 결정했다. 이 후보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지만 이 후보와 민주당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한 라디오에 나와 이 후보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빗대 "우리 지지층은 박해받을 때 뭉친다"며 "(이 후보가 대선에) 당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지난 20대 대선 패배 후 여의도 국회에 입성한 뒤 3년 간 끝없이 겪은 시련들을 짚어봤다.


단식 투쟁→체포동의안 가결→영장 기각···'기사 회생'

(의왕=뉴스1) 김진환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기각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3.9.27/뉴스1

(의왕=뉴스1) 김진환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기각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3.9.27/뉴스1



이 후보는 당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지난 2023년 7월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민생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죄할 것과 국정쇄신 등을 요구하면서다. 이 후보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돼 단식 시작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생명을 담보로 했던 단식보다 더 큰 위기는 이 후보가 입원 중 이 후보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이었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을 들어 이 후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따른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이 후보는 구속 기로에 놓였다. 그러나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이 후보는 아찔한 고비를 넘겼다.

2023년 9월27일 새벽 서울 구치소에서 지팡이를 짚고 걸어 나온 이 후보는 "정치는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흉기 습격 받은 이재명···"국민 위해 남은 생 살 것"

부산에서 신원 미상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치료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부산에서 신원 미상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치료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피습으로 생명이 위태로웠던 적도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24년 1월 새해를 맞아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부지 현장을 둘러보던 중 지지자를 가장해 접근한 한 남성으로부터 목 부위 흉기 습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남성은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올해 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았다. 이 남성은 이 후보를 종북세력을 주도하는 정치인으로 간주, 극단적인 적대감을 갖게 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후보는 당시 병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길에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가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를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같은 정치를 이제 종식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면 제 남은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나"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라 앞으로 남은 생을 오로지 국민을 위해 살겠다"고 했다.



선거법 1심 징역형에 대권가도 '빨간불'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1.15.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1.15.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2024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끌고 같은 해 8월 당대표 연임에 성공해 승승장구하던 이 후보의 정치 인생에 제동이 걸린 건 2024년 11월. 서울중앙지법이 이 후보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들어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해외에서 함께 찍힌 사진이 조작됐다는 이 후보의 발언과 성남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1심 재판부는 유죄로 봤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 자격을 잃게 된다.

국면이 전환된 건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지난 3월이다. 이 후보는 같은 혐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물론 대권을 위한 유리한 고지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이 후보는 무죄 선고를 받은 뒤 "개인적 고난은 한 차례 넘겼지만 산불 피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떠올리니 걱정이 앞선다. 피해 주민들에 대한 책임있고 신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며 화마로 고통받던 경북 안동으로 직행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 앞으로 모여달라"고 외친 이재명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 후보가 위기에 처했던 또 다른 순간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당시다. 당시 이 후보 등을 포함한 유력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체포조'가 가동됐다는 증언들이 잇따랐다.

이 후보는 그의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해 12월3일 밤, 박찬대 당시 당 원내대표에 전화를 걸어 '모든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모이되 (계엄군 등에) 잡히지 않고 모여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고 자신도 집 근처에 군경이 오진 않았는지를 살핀 뒤 아내 김혜경 여사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국회로 이동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이 후보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국민들을 향해 "국회 앞으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국회로 속속 집결한 의원들 덕에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은 계엄 선포 약 2시간30분 만에 국회에서 가결됐다. 안건 가결 후 이 후보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가 후퇴를 거듭하고 있지만 이번 불법, 위헌 계엄 선포로 더 나쁜 상황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라 이제 악순환을 끊어내고 다시 정상사회로 돌아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께서 민주공화정을 회복하는 엄중한 여정을 함께해주길 바란다. 저와 민주당 국회의원, 그리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와 이 나라의 미래,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대법원 선고에 재점화된 사법리스크···이재명 "국민만 믿는다"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마친 뒤 큰절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27. photo@newsis.com /사진=고승민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마친 뒤 큰절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27. photo@newsis.com /사진=고승민



지난 1일 내려진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관련 대법원 선고는 조기 대선을 불과 한 달 여 앞두고 이 후보에 닥친 또 한 번의 시련이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이 지난 2일 해당 사건의 첫 공판기일을 오는 15일로 지정하면서 빠르면 이달 말쯤 선고 기일이 바로 잡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선고가 내려지더라도 이 후보 측이 7일 이내에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고 20일내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낸 뒤 대법원이 재상고 최종 선고를 하는 절차 등을 감안하면 6월3일 대선 전에 확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대법원 선고가 내려진 날, 이 후보는 서울의 한 종로 식당에서 비(非)전형 노동자 간담회 도중 이 소식을 접했다. 이후 이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민의 삶을 결정하는 일은 정치가 하는 것도 사법부가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국민이 한다"며 "오로지 국민만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