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황희찬이 근육 부상에서 복귀해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지만, 그의 복귀전은 팀 패배로 마무리됐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는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패하며 리그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홈팀 맨시티는 최근 FA컵 결승 진출을 확정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잔여 일정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한 중요한 시기였기에 전력으로 나섰다.
울버햄프턴 역시 최근 6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며 잔류를 확정짓고 중위권으로 올라섰기에 경기 전부터 치열한 승부가 예고됐다.
![]() |
![]() |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니코 오라일리, 요슈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마테우스 누네스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3선에서 마테오 코바치치와 일카이 귄도안이 호흡을 맞췄고, 2선에는 제레미 도쿠,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가 포진했다. 최전방 원톱에는 오마르 마르무시가 선발 출전했다.
울버햄프턴의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이날 3-4-2-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조제 사가 골문을 지켰고, 토티 고메스, 에마뉘엘 아그바두, 맷 도허티가 백3를 구축했다. 윙백으로 라얀 아이트 누리와 넬송 세메두가 나섰고, 중원은 안드레와 주앙 고메스가 책임졌다. 2선 공격에는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와 마셜 무네치, 최전방 원톱에는 마테우스 쿠냐가 나섰다. 황희찬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 |
경기 초반은 오히려 원정팀 울버햄프턴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21분 울버햄프턴은 첫 번째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수비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벨레가르드가 절묘하게 받아내며 맨시티 수비 라인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완벽한 단독 찬스 상황였지만 벨레가르드는 슈팅이 아닌 패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패스를 무네치가 받아내지 못하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5분 뒤인 전반 26분 울버햄프턴은 또 한 번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박스 안에서의 혼전 상황에서 쿠냐의 돌파 중 흘러나온 볼을 아이트 누리가 잡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슈팅은 아쉽게도 골대를 강타했고, 이어진 두 번째 시도 역시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그러나 흐름을 주도하던 울버햄프턴은 맨시티 한 번의 역습에 무너졌다.
전반 35분 중원에서 실바가 공을 끊어낸 후 재빠르게 공을 왼쪽 측면의 도쿠에게 전달했다. 도쿠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더브라위너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울버햄프턴은 전반에만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고 한 골을 실점하며 아쉬운 전개를 마쳤다. 전반전은 울버햄프턴이 0-1로 뒤진 채 마무리됐다.
![]() |
후반 들어서도 울버햄프턴은 동점골을 위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1분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쿠냐는 공간이 열리자 곧바로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슈팅이 또 다시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이 반응조차 못한 상황에서 울버햄프턴은 다시 한번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이후 경기는 양 팀 모두 중원에서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맨시티는 안정적인 수비 전환과 점유율 중심의 운영으로 흐름을 조절했고, 울버햄프턴은 역습과 측면 침투를 통해 동점 기회를 노렸으나 번번이 맨시티 수비에 막혔다.
마르무시와 도쿠, 실바는 수시로 포지션을 바꾸며 울버햄프턴 수비를 흔들었고, 울버햄프턴은 세메두와 고메스를 중심으로 맞불을 놨다.
후반 40분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던 쿠냐를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근육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뒤 약 한 달 만의 복귀였다. 황희찬은 투입 직후 전방 압박과 공간 침투를 시도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맨시티는 집중력 있는 수비로 황희찬을 비롯한 울버햄프턴의 마지막 공격을 차단하며 리드를 지켰고, 경기는 그대로 1-0으로 종료됐다.
![]() |
이번 승리로 맨시티는 리그 3위로 올라섰고, 6위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리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시즌 중반 챔피언스리그 탈락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FA컵 결승 진출과 함께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울버햄프턴은 이날 경기 패배에도 불구하고 잔류를 이미 확정 지은 상태이며, 남은 시즌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크리스털 팰리스, 브렌트퍼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페레이라 감독은 지난 12월 게리 오닐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이후 울버햄프턴을 리그 하위권에서 탈출시키며 리빌딩에 성공했다. 이 기간 동안 리버풀(14승), 뉴캐슬(12승) 다음으로 많은 승리를 거두며 감독으로서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황희찬은 짧은 출전 시간에도 왕성한 활동량과 공간 침투 능력을 보여주며 복귀 신호탄을 쐈고, 향후 남은 경기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다만 이날 복귀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
황희찬은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과거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함께 활약했던 맨시티 '괴물 공격수' 홀란과 대화하며 모처럼 해후했다.
황희찬은 복귀전을 통해 출전 감각을 조율한 만큼, 시즌 막판 팀의 공격 옵션으로 다시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 나선 더브라위너는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앞두고 팀 동료들이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모두가 내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라고 말하며 팀과의 작별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