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렵다는 이번 선거, 어떻게 진행되는지 백민경 기자가 자세히 보여드립니다.
[기자]
오는 7일,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콘클라베'는 여기, 가톨릭의 심장인 바티칸에서 열립니다.
곧 이 성 베드로 광장은 새 교황의 소식을 기다리는 신자들로 가득 찰 건데요.
그 중에서도, 광장의 북서쪽, 교황의 탄생을 알리는 굴뚝이 설치된 시스티나 성당을 지켜보게 됩니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벽면)'과 '천지창조(천장)'가 그려진 이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새 교황이 결정되는데요.
투표권과 함께 피선거권을 가진 추기경 130여 명이 모여,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무한 투표를 이어가게 됩니다.
콘클라베란 '열쇠로 잠근 방'이란 뜻인데, 그 이름처럼 추기경들이 '비밀 서약'을 치르고 나면 이렇게 문이 굳게 닫히고 누구도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하루에 총 4번까지 투표할 수 있는데, 사이사이 쉬는 시간마다 치열한 설득과 수 싸움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투표할 때마다 새로운 후보가 주목 받고, 순위도 크게 달라진다고 하죠.
무엇보다도 이번 콘클라베, 그 어느 때보다도 예측이 어려운 선거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유럽 출신 추기경이 절반을 훌쩍 넘었지만 지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12년간 추기경 80%를 새로 임명했고,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 추기경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번 콘클라베를 통해 첫 인사를 나누는 추기경들이 대부분인 만큼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알 수 없습니다.
투표 과정을 한 번 살펴볼까요.
투표 용지에는 "나는 교황으로 ○○○(이 사람)을 선출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투표 때마다 추기경 중에 무작위로 참관인 세 명을 뽑는데, 첫 번째 참관인이 투표 용지를 열어 이름을 적고, 두 번째 참관인이 같은 용지를 받아 다시 한번 이름을 기록합니다.
마지막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이름을 발표합니다.
3명은 있어야 공정을 기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한 차례 투표를 마치면 실로 투표 용지를 묶고, 곧바로 불태웁니다.
선거 공정성에 대한 시비와 구설수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때 투표 용지뿐 아니라, 연기의 색을 정하는 화학물질을 함께 태우는데요, 바로 이 연기로 광장에 있는 신자들에게 선거 결과를 전달합니다.
검은 연기는 또 다른 투표를 예고하고, 흰 연기는 교황의 탄생을 알립니다.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알립니다. 아베무스 파팜.]
'아베무스 파팜'. 새로운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입니다.
새 교황은 준비된 예복을 입고 발코니로 향해 첫 인사를 건넵니다.
이번에는 추기경단의 구성이 확 바뀐 만큼 최초의 아시아인 교황, 흑인 교황, 또 한국인 교황 선출 가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을 걸로 보입니다.
[PD 김홍준 / 영상디자인 조승우 허성운]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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