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개싸움 감당할 사람은 나"
말 아낀 김문수, 캠프도 협상 주도권 의지
절차적 정당성 논란, 특혜 시비도 극복 과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레이스에 등판하면서 이제 관심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로 넘어갔다. 한 전 총리는 '개헌을 고리로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이른바 '반명 빅텐트' 문을 활짝 열어놨지만, 정작 단일화 파트너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등 국민의힘 주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대법원 판결로 '어대명'(어차피 대세는 이재명) 기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호락호락 넘겨주지는 않겠단 분위기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경선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분들과는 어느 누구와도 협력해 나갈 것이고, 필요하면 통합도 하고 노력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단일화 성사 관건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의지에 달렸다. 당 대선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선출되는 당 후보의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룰세팅' 등 협상 주도권도 당 후보의 몫이다.
일단 한 전 대표 캠프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빅텐트 구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묻지마 단일화'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단일화 논의가 대선 승리보다는 향후 당내 기득권 을 쥐기 위한 노림수가 깔렸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실제 한 전 대표부터 이날 "(한 전 총리와 김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이 주도하는 막가파식 개싸움을 감당하실 수 있는 분들은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목숨 걸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나같은 사람이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카드"라고 자신이 이재명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단일화 질문 관련해서도 "이번 선거는 국민이, 당원이, 지지자가 한다. 그 뜻에 따르고 모든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후보 중심으로 이기는 길로 갈 것"이라고 한 전 총리를 배제했다.
말 아낀 김문수, 캠프도 협상 주도권 의지
절차적 정당성 논란, 특혜 시비도 극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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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선언을 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한 전 총리 측 제공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레이스에 등판하면서 이제 관심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로 넘어갔다. 한 전 총리는 '개헌을 고리로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이른바 '반명 빅텐트' 문을 활짝 열어놨지만, 정작 단일화 파트너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등 국민의힘 주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대법원 판결로 '어대명'(어차피 대세는 이재명) 기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호락호락 넘겨주지는 않겠단 분위기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경선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분들과는 어느 누구와도 협력해 나갈 것이고, 필요하면 통합도 하고 노력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단일화 성사 관건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의지에 달렸다. 당 대선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선출되는 당 후보의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룰세팅' 등 협상 주도권도 당 후보의 몫이다.
일단 한 전 대표 캠프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빅텐트 구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묻지마 단일화'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단일화 논의가 대선 승리보다는 향후 당내 기득권 을 쥐기 위한 노림수가 깔렸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실제 한 전 대표부터 이날 "(한 전 총리와 김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이 주도하는 막가파식 개싸움을 감당하실 수 있는 분들은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목숨 걸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나같은 사람이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카드"라고 자신이 이재명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단일화 질문 관련해서도 "이번 선거는 국민이, 당원이, 지지자가 한다. 그 뜻에 따르고 모든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후보 중심으로 이기는 길로 갈 것"이라고 한 전 총리를 배제했다.
그간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김 전 장관 캠프에서도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한 전 총리와 "단시간 내 소통할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되면 좀 더 책임 있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장관 측 미디어총괄본부장을 맡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 전 총리가 대선에 뛰어든다면 무소속 '한덕수 후보'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민심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일화 협상에 나서더라도 김 전 장관 주도라는 점도 분명히 못 박았다. 특히 한 전 총리로의 단일화 가능성엔 "없다"고 일축하며 승리 가능성을 자신했다.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에 뜻을 모아도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단일화 방식 관련 ①‘노무현-정몽준’ 여론조사 모델 ②‘윤석열-안철수’ 담판 모델 어느 하나 쉽지 않다. 여론조사의 경우 당원과 무당층 비율을 두고 지난한 룰 싸움이 불가피하고, 담판의 경우도 한쪽의 일방적 양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절대적 시간도 부족하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기호 2번을 놓고 단일화하려면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 이전에는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하는데 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단일화는 물 건너간다. 특혜 시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대 3억 원의 기탁금을 내고 경선에 출마해 당원들의 선택을 통해 선출되는데, 한 전 총리가 이런 절차도 없이 최종 후보가 된다면 당원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정치권에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반명 빅텐트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한 전 총리가 이날 이 후보와 정치적 친분이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한 것도 이 같은 기대를 높인 대목이다. 다만 이 후보가 완주 의사를 공고히 밝히고 있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도 "단일화나 빅텐트에 응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긋기 바빴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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