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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한 달 새 3배 급등…中, 트럼프 관세 맞불 '수출 통제'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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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SKT 신규 영업 중단 지속은 유심 수급 상황에 달려"
디스프로슘·테르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고성능 자석 등 원료
디스프로슘, 90% 이상 중국서 생산
"대체 공급처 없어 전기차 원가 상승" 우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전기차와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등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고성능 자석 등에 쓰이는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가격은 한 달 만에 3배 수준으로 치솟아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발동한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 네이멍구에 위치한 희토류 공장. (사진=AFP)

중국 네이멍구에 위치한 희토류 공장. (사진=AFP)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영국 시장조사업체 아거스 미디어를 인용해 유럽 시장에서 5월 1일 기준 디스프로슘은 가격은 킬로그램(kg)당 850달러를 기록, 4월 초 대비 3배 올랐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텔루륨은 3000달러로, 전달 대비 3.1배나 급등했다. 디스프로슘과 텔루륨 가격 모두 2015년 5월 가격 데이터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고가이자 월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4일 디스프로슘과 텔루륨을 포함한 7종의 희토류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대중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희토류 규제 발표 직후 수출을 즉각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거스 미디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산 펜타닐(좀비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미국을 악화했다는 점을 관세 부과의 이유로 들었다. 곧이어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인 3월 4일부터 대중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0%로 올렸다.

중국 역시 미국산 농·축산물 740개 품목에 추가로 10% 또는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카드를 꺼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격화했다. 상호관세 34%를 시작으로 양국은 관세율 올리기에 열을 올렸다. 중국도 동일 세율로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를 84%로 인상했다.

중국이 다시 같은 세율로 보복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상호관세는 125%로 끌어올렸고, 결국 대중 관세는 145%까지 높아졌다. 중국도 지난 11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올리는 관세 조정 고시를 발표하는 동시에 희토류 수출 중단 등 비관세 조치도 함께 내놨다.

특히 이번에 수출이 제한 리스트에 오른 디스프로슘의 경우 90% 이상이 중국에서생산이 이뤄진다. 수출 제한이 길어질 수록 관련 업게가 받을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사토 타카히로 미즈호은행 산업조사부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규제 품목은 다른 국에서 대체 생산이 매우 어려운 자원”이라며 희토류 가격 급등은 전기차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카베 토오루 도쿄대학교 교수 역시 “공급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해했다.

희토류의 부족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양국은 지난 4월 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와 광물 자원의 공동 개발에 중점을 둔 자원 협정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