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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왜 우리한테 화풀이하나”···심우정 총장 탄핵 추진에 다시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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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석방 지휘 등 계엄·탄핵 국면 행적에도
검사들 “민주당이 권력 남용” “악마화” 반발
심우정 검찰총장. 문재원 기자

심우정 검찰총장.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만 8번째 시도된 검사 탄핵에 일선에선 “직무 정지를 노린 정치적 공세”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1일 대법원이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심 총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검찰이 즉시항고하지 않고 석방 지휘를 한 것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소추안에 적었다. 심 총장의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무장 폭동에 가담했으며, 내란 수사를 방해했다고도 적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심 총장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된다. 앞서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은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며 업무에 복귀했다. 심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다시 검찰 지휘부에 공백이 생기게 된다.

검찰 내부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대검찰청 간부는 민주당이 이 후보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은 뒤 심 총장 탄핵안을 제출한 것을 두고 “(재판을 한 건) 법원인데 왜 검찰에 화풀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검찰을 악마화하지만 본질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면서 “검찰을 욕한다고 표가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 평검사도 “잇따른 검사 탄핵으로 사기가 바닥”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든 건 윗세대 검사들인데 (정치적 공세로) 조직 전체가 비판받고 있다”면서 “격무에 시달리는 일선 검사들은 억울한 측면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탄핵이 안 될 걸 알면서 직무정지를 노리고 (소추안을 발의)하는 것 아니냐”면서 “민주당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장관을 포함한 검사 탄핵 시도는 이번이 8번째다.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이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혐의로 검사로는 헌정 사상 처음 탄핵이 소추됐으나 기각됐다.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은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다. 비위 의혹을 받는 이정섭 대구고검 검사와 이 지검장, 조 차장, 최 부장, 박 장관 등도 탄핵심판을 받았으나 기각됐다.


심 총장은 지난 1일 밤 기자단에 공지를 보내 “검찰총장에 대한 모든 탄핵 사유는 아무런 근거없는 허위사실”이라며 “대선 관련 선거범죄 및 전국의 민생범죄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를 책임지는 검찰총장을 탄핵해 공정한 선거와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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