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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그냥 두면, ‘노노인존’ ‘노성인존’ 생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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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그냥 두면, ‘노노인존’ ‘노성인존’ 생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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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어린이가 2일 서울 종로구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 기념비 앞에서 열린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 출범 기자회견에서 노키즈존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나연 어린이가 2일 서울 종로구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 기념비 앞에서 열린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 출범 기자회견에서 노키즈존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인들은 다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른 중에서 시끄러운 어른이 있는 것처럼 (시끄러운) 아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시끄러울 것이라고 미리 생각하고 아이들을 못 들어가게 하는 노키즈존은 어린이들에게 차별입니다.” (이나연·분당초 3학년)



아동·청소년 및 인권단체들이 어린이날을 사흘 앞두고 ‘노키즈존(아동 또는 아동 동반 출입을 금지하는 사업장)은 차별이자 인권침해’라며, 사회·정책적 개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전청소년모임 한밭·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 6곳은 서울 종로구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 기념비 앞에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키즈존 사례 수집과 명단 공개, 반대 홍보물·스티커 배포 등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 기념비는 일제강점기였던 1922년 어린이 역시 인권을 지닌 주체로 규정한 소년 운동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세워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나연 어린이는 “노인, 성인, 어린이 (모두) 다 차별받지 않는 권리가 있다”며 “노키즈존은 어린이에 대한 차별이지만 나중에 노노인존, 노성인존, 노한국사람존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먼저 노키즈존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7년 13살 이하 아동들의 이용을 제한한 식당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며 어린이를 배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전국 10~17살 대표가 해마다 모여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대한민국 아동총회에서도 2023년 노키즈존 철폐를 요구한 바 있다.



대전청소년모임 한밭의 성령 활동가는 “단지 아동·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이용을 거부당하는 건 부당하다”며 “상식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는 ‘노음주존’은 찾아보기 어려운데 주취자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아동·청소년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차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노키즈존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예스키즈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마치 시혜를 베푸는 듯 ‘예스’를 붙이는 것 자체가 (아동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는 시각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부가 노키즈존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과 구조적 배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는 사이 노키즈존은 ‘영업의 자유’ 혹은 ‘이용자의 자유’ 대 ‘어린이 및 양육자의 자유’ 사이의 갈등으로만 부각돼 부당한 차별이라는 사실은 외면받고 있다”며 “노키즈존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이 방치되는 현실이 지속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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