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사태’ 등이 배경
루비오 국무장관이 임시 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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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2월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D.C./EPA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임시로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도록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왈츠 보좌관은 우리나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 왔다”면서 현재 공석인 차기 주유엔 대사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취임한 후 측근에 대한 첫 해임 결정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주요 인사들의 물갈이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가 그간 임기 100일 안에는 각료급 관료를 해고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해졌다.
왈츠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안보사령탑에 임명된 지 102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왈츠는 대통령이 안보 전략을 조율하는 데 사용하는 국가안보회의(NSC)를 이끌어왔으며, 그 직원들은 글로벌 분쟁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과 관련된 주요 결정을 내린다. 국가안보보좌관 임명하는 데는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 않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1970년대 헨리 키신저 이후 처음으로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동시에 역임한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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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루비오 백악관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장미정원에서 열린 ‘국가 기도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워싱턴 D.C./AFP연합뉴스 |
왈츠는 3월 민간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을 통해 기밀 유출 논란을 일으켜 물의를 빚었다. 정부내 외교안보라인 주요 인사들과 시그널에서 예멘의 친이란 반군세력인 후티에 대한 공습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실수로 초대한 언론인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백악관에서 영향력을 잃으며 입지가 불안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왈츠 보좌관을 여전히 신임한다며 지지 입장을 표명했지만 결국 해임 결정을 내렸다.
시그널 사태는 트럼프가 월츠에게 등을 돌리게 된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왈츠가 과거 보수 진영의 주류였던 네오콘으로 여겨지며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과 힘겨루기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전쟁을 꺼리는 성향인데 반해 월츠는 지나치게 강경했고, 다양한 기관 간의 외교 정책을 조율해야 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의 핵심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월츠의 대리인이자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대북 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알렉스 윙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부보좌관도 해임됐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는 “월츠의 축출은 국가안보기관 내에서 한 달 동안 이어진 인사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면서 “지난달 1일 이래 최소 20명의 국가안보회의(NSC) 직원이 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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